우리나라 최초의 국문으로 된 양봉 교육 교재로 추정되는 '양봉요지'(養蜂要誌'사진) 영인본이 칠곡군 왜관읍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에서 발견됐다.
왜관수도원에 소장돼 있는 양봉요지는 독일인 쿠겔겐(Canisius Kugelgen'한국명 구걸근'具傑根'1884~1964) 신부가 선교사업의 하나로 양봉을 하면서 우리나라 양봉농민들의 교육을 위해 독일의 자료를 참고해 국문으로 제작한 교재다. 1918년 경성수사원(京城修士院)에서 등사기로 150부가 발행됐다. 원본은 독일에 소장돼 있다. 이 같은 내용은 2009년 왜관수도원이 번역'출간한 분도통사(芬道通史)에도 기록돼 있다.
구걸근 신부는 1911년 제2차 성베네딕도 수도회 한국 파견 선교사로서 4명의 독일 신부 및 1명의 수사와 함께 중국과 일본, 부산을 거쳐 서울 백동수도원에 왔다가 1954년 독일로 귀환했다. 구걸근이란 한국명은 자신의 독일 이름 음에서 땄다.
국문으로 된 양봉 관련 책자는 양봉요지보다 한 해 앞선 1917년 윤신영이 간행한 양봉지침서 실험양봉(實驗養蜂)이 있지만, 이 책은 초보 양봉인 교육 교재가 아닌 양봉 지침서다.
양봉요지는 세로 20.4㎝, 가로 13.2㎝이며 4정침으로 묶여 있고, 모두 40장이다. 표지에는 ABRISS BIENENZUCHT란 책이름과 저자명이 있고, 저자명 밑에 왜관수도원을 가리키는 O. S. B가 적혀 있다. 내용은 봉군 관리상 일반주의, 자연 분봉과 그에 대한 관리법 등 9부분이며, 관련 내용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마지막 장에 "(책을 발간하는 목적은) 본소에서 강습한 것 중 매일 요긴한 것 몇 대목을 기록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하고, 그 외는 실습으로 한다"고 적고 있어 당시의 양봉교육이 이론과 실습이 병행됐음을 알 수 있다.
양봉요지를 현대어로 해제한 영남대 서종학(국어교육과) 교수는 "사용된 특이한 어휘 중 '고롭게' '헛쳐서' '구녁' '너머' '쏘치는' 등의 경상도 방언에 해당하는 것이 많고, 왜관수도원 박물관에 구걸근 신부가 벌을 살피는 사진이 보관돼 있는 점, 왜관수도원을 가리키는 O. S. B가 적혀 있는 것 등으로 미뤄 마지막 장에 나오는 '본소'는 1895년 설립된 왜관 가실성당일 확률이 높다"면서 "이로 미뤄 구 신부는 가실성당에 머물며 양봉요지를 집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이번 문헌 발견을 계기로 칠곡 양봉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했다.
칠곡 이영욱 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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