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대 앞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30) 씨는 1년 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했다. 김 씨는 앱 운영사에 한 달 회비로 5만5천원을 내고 있으며 배달 건수당 매출의 13%를 수수료로 내고 있다. 앱 덕분에 매출은 10% 늘었지만 김 씨는 즐겁지가 않다. 정신없이 닭을 튀기고 배달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 김 씨는 "배달 앱에 월 회비와 수수료를 지불하다보니 순수익률이 이전보다 15~20%가량 줄었지만 매출 감소가 우려돼 앱을 탈퇴할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이모(45) 씨는 5개월 전에 부동산앱 업계 1위 업체에 광고를 냈다. 이어 다른 부동산 앱에도 광고를 냈다. 그러자 업계 1위라는 모 앱 관계자로부터 "다른 앱에 같은 매물을 올렸으니 일반 방(목록 하단)으로 옮기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광고가 중복됐으니 노출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 이 씨는 어쩔 수 없이 모 앱에만 광고를 두고 다른 앱에 올린 광고는 내려야 했다.
소상공인들이 일부 스마트폰 앱 운영사들의 횡포에 울상을 짓고 있다. 수수료를 과도하게 책정하거나 경쟁사와 거래를 못 하게 하는 등 '독과점 횡포'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문제가 됐던 네이버나 다음 등 인터넷 포털의 횡포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달 앱을 활용하는 소상공인들은 비싼 앱 중개 이용 수수료가 가장 불만이다. 배달앱에 등록하고 이용하려면 월 회비에다 앱 중개 이용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지난달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이 발표한 '배달앱 서비스 관련 소비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맹점은 주문 1건당 가격의 2.5~12.5%의 수수료를 앱에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기있는 앱의 경우 월 3만~5만원의 광고비를 추가로 내야 한다.
소상공인들은 앱에 지불하는 비용이 높아지면서 매출은 늘어도 수익률은 떨어지고 서비스의 질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46) 사장은 "닭 한 마리 팔면 1만8천원인데 카드 수수료에다 앱 중개 수수료, 배달비를 합하면 6천원이 넘는다. 가끔 주문이 밀려 퀵서비스를 부를 때는 비용이 더 든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한테는 미안하지만 앱을 통해 주문이 온 경우에는 쿠폰이나 콜라를 못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단체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일부 앱 업체의 불공정 행위나 비싼 수수료 등에 대해 정부 차원의 감시나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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