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중남미 4개국 순방에 앞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독대한 자리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한 현안에 대해 "(남미 순방을) 다녀와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당 안팎에서 쏟아지고 있는 여러 의견을 전해듣고 난 뒤 이같이 말했다고 김 대표가 전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금품을 받았다는 인사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의혹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귀국 후 풀어놓을 '남미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앞서 순방 중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성완종 파문' 처리의 기본 방향을 드러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귀국 보따리'든, 기자간담회든 국민이 박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것은 '성역없는 수사' 같은 의례적인 말이 아니라 더 구체적으로 성 전 회장의 메모에 등장하는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처리 방향이다.
그들이 성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았는지는 검찰이 밝혀낼 몫이지만 문제는 이들이 현직을 고수하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는 것이 맞느냐이다. 물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의혹만으로 현직에서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들이 총리나 대통령 비서실장 등 힘있는 자리에 있으면서 수사를 받는 것은 수사결과의 신뢰도 문제를 일으키고 이는 정권 전체의 신뢰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이런 선택의 기로에서 박 대통령이 견지해야 할 기준은 조기 레임덕 방지여야 한다. 박 대통령에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특히 이날 독대에서 "4월 국회에서 꼭 처리해달라"고 당부한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느냐를 떠나 나라의 장래가 걸린 절체절명의 과제다. '성완종 파문'으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되겠느냐는 소리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조기 레임덕이 오면 개혁 추진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다. 박 대통령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인사들의 거취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조기 레임덕으로 가느냐 마느냐를 가늠하는 첫 단추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냉철한 판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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