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놀 데가 어딨노? 놀이문화도 별로 없고…."
야외 공원나들이, 파티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취미생활'생활체육 등 작은 소모임이 활발한 일본 등과 비교해 볼 때, 대한민국 놀이문화는 다채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가족 단위의 유명 관광지 여행, 연인 간의 영화보기, 실버들의 건강을 위한 스포츠 등이 떠올릴 수 있는 놀이문화 대부분이다.
국민 대부분이 활력으로 가득하려면 취미 및 놀이문화가 다채로워야 하고,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 놀이문화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주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런 차원이라면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문화인 '방 문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 세계에서 노래방이 가장 많은 나라가 아닌가.
'실내'라는 공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자. '실내스포츠 이용 인구, 전 세계 1위'도 대외적으로 좋은 통계지표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놀이문화로 'IT 강국'이라는 점을 더 크게 부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대구도 실내스포츠 활력 도시
대구도 수도권 못지않은 실내스포츠 도시다. 스크린 골프의 저변도 두텁다. 인도어 스크린 골프장도 타 도시에 비해 많은 편이며, 방이 10개가 넘는 대형 스크린골프장도 8개 구'군 마다 서너 곳씩 자리 잡고 있다. 스크린 골프만 1천 회 이상을 쳤다는 직장인 김형태(49) 씨는 "1주일에 두 번 이상 스크린 골프를 즐긴다"며 "실외에서 스포츠를 하기에는 시간'장소의 제약이 크기 때문에 온종일 책상에 앉아 있다 퇴근 후에 2∼3시간 운동을 하고 들어가면 기분도 전환되고,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실내스크린 야구도 대구는 NO.1 도시다. 매일신문사(대구시 중구 서성로 본사) 지하 공간에 'RSB'(리얼스크린 야구장) 전국 체인 3호점이 지난달 말에 문을 열었다. 인천과 안양에 이어 3호점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전국 최고다. 메이저리그 머신(시속 161㎞까지 피칭 가능한 실전 배팅 연습기기, 대당 9천만원대의 고가장비) 2대와 프로 머신(일반적인 배팅 연습기기, 대당 4천만원대) 2대가 있다.
이 밖에도 실내에 들어와 있는 취미 스포츠들이 여러 종류가 있다. 클라이밍, 사격, 승마, 테니스, 배드민턴, 풋살 등이다. 대구는 실내스포츠에도 전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도시다.
영남대 체육학과 김동규 교수는 "우리나라의 제반 여건상 실내스포츠가 활성화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해주는 활동이 '스포츠'의 본질이라면, 실내에서 하는 운동도 부정적 측면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놀이문화
실내스포츠는 일상(업무나 학업 등)에 지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좋은 놀이문화다. 삼삼오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모이면, 곧바로 실내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직장인들은 주중에 퇴근 후 스크린 골프장을 찾아 정신적 피로감을 없애는 경우가 많으며, 신세대 젊은이들은 요즘 '록 볼링장'이라는 신개념 실내스포츠를 즐긴다.
최근 6개월 사이에 동성로에 생긴 2곳의 록 볼링장('FUN IT' '스타 300' 등)은 10대 후반부터 20'30대 청춘들의 신나는 스포츠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스타일리시한 젊은 여성들에겐 역동적인 실내스포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은 볼링이라는 기본 스포츠에 클럽 댄스가 더해져, 한층 밝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간단한 맥주까지 팔아서 1, 2시간 즐기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다.
록 볼링장을 자주 이용한다는 이연지(24'회사원) 씨는 "저녁 먹고, 클럽이나 술자리에 가기 전에 꼭 이곳에서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며 "스트라이크나 스페어 처리를 했을 때는, 저절로 격렬한 최신 댄스를 추게 되는 분위기"라며 좋아했다.
땀을 빼는 실내스포츠 '클라이밍'도 인기다. 대구 곳곳에 30여 곳의 실내 클라이밍장이 있는데, 그중에서 '대구 클라이밍 센터'(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는 20년 넘는 실내스포츠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서 '대구의 김자인'을 꿈꾸는 유망주도 탄생했다. 김서현(16'남산고 1년) 양이다. 지난해 제23회 회장배 전국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여자부 스피드 경기 2등, 여자 중학부 난이도 경기 3등에 입상했다. 대구 출신으로 전국 주니어 클라이밍 최상급 선수로 급부상한 김 양은 "취미로 시작한 실내스포츠인데, 하다 보니 나에게 딱 맞는 운동이라 생각해 전문적으로 배웠다"며 "클라이밍을 할 때는 모든 것을 다 잊고, 집중하기 때문에 학업에도 오히려 도움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 사진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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