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드골프 부킹 스트레스"-"자연 속에서 해야 제맛"

동호인들이 말하는 실내스포츠 장점-단점

직장인들의 퇴근 후 레포츠로 자리 잡은 실내 스크린골프. 편리함도 많지만 실내라는 공간의 답답함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매일신문 DB
직장인들의 퇴근 후 레포츠로 자리 잡은 실내 스크린골프. 편리함도 많지만 실내라는 공간의 답답함은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다. 매일신문 DB

실내스포츠는 눈이 오거나 비바람이 불어도 즐길 수 있다. 더운 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어놓고 시원하게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실제 그 종목의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에 흥미 유발 효과도 있다. 하지만 꼭 좋은 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날씨에는 실내가 답답하게 느껴지며, 야외의 멋진 자연경관을 구경조차 못해 아쉬움이 커질 수 있다. 영어로는 '인도어 스포츠'(Indoors Sports), 용어 그대로 '아웃도어'(Outdoors)가 아니라 문 안에서 즐기는 운동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실내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이에 대한 장점과 단점이 다각도로 조명되고 있다.

▲장점 셋…"실내서 하니 운동에 더 집중하게 돼"

실내스포츠의 첫째 장점은 아무래도 바깥 날씨가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 점이다. 특히 실내 스크린골프는 장소뿐 아니라 시간'비용적인 측면에서도 편리한 부분이 많다. 필드골프를 치려면 주말 부킹부터, 함께 만나서 출발할 장소를 정하는 등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스크린골프는 어떤 동네에서건 쉽게 찾을 수 있고, 전화 한 통이면 2명이든 3명이든 만나서 18홀 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야구도 마찬가지다. 야외에서 야구를 하려면 9명 한 팀을 구성하고, 이 인원이 모두 만족하는 시간을 맞춰야 한다. 상대팀 9명도 필요하다. 바쁜 현대인에게 시간 절약만큼 좋은 점은 없다.

둘째, 실내에서 하는 만큼 날씨, 주변 여건 등의 변수가 적어 해당 스포츠에 집중할 수 있다. 실내스포츠 마니아를 자처하는 박규열(46'북방중국어학원장) 씨는 "테니스를 좋아해 비가 올 때는 실내 테니스장을 한 번씩 이용한다"며 "야외 테니스장보다 비용은 조금 더 비싸지만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불규칙 바운드 등이 없어 더 유쾌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셋째, 실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레슨 등을 통한 기초실력 쌓기에 딱 맞다. 골프나 야구, 승마, 클라이밍 등 야외에서는 배우기도 어려울뿐더러 다칠 수도 있는 종목의 운동을 실내에서 하게 되면 기본기를 충분히 다질 수 있다. 실내이기 때문에 일대일 코치도 집중력 있게 배울 수 있다.

임영태 건국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실내스포츠의 장점은 진입장벽이 낮아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실내 스크린 스포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점 셋…"실내서 잘 해봤다 실전하곤 하늘과 땅 차이"

실내스포츠는 편리한 만큼 결국 극복할 수 없는 단점도 갖고 있다. "스크린골프 10번 치는 것보다 필드골프 1번 치는 것이 낫다." 답답한 분위기와 실전과 다른 가상공간을 싫어하는 스포츠 마니아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가장 큰 단점은 좋은 날씨 속에 자연과 함께 호흡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자연의 기운을 받으면서 스포츠를 즐겨야 그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실내스포츠는 눈이나 비가 오는 등 도저히 바깥 날씨가 좋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의 혜택'이라는 측면에서 실외스포츠의 진수를 넘어서지 못한다.

둘째, 폐쇄된 공간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든다. '실내' 자체를 싫어하는 스포츠 동호인들은 좁은 공간에서 나쁜 공기를 마시는 것을 건강에 아주 해롭다고 여긴다.

셋째, 실내스크린의 경우 실전과는 결국 다르다는 점이다. 스크린골프, 야구, 승마 등이 아무리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야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부분과는 궁극적으로 같을 수가 없다. 여재기(52'회사원) 씨는 "한 달에 한두 번 필드골프를 즐기지만, 스크린골프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며 "스크린에서 샷(Shot)을 몇 번 해보니, 필드에서 하는 샷과 많이 달라 오히려 필드에 나갔을 때 악영향을 끼쳤다"고 토로했다.

임영태 교수도 실내스포츠의 단점을 인정했다. 그는 "실내스포츠를 '진짜' 스포츠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 'e-스포츠'의 진화라고 보는 게 어쩌면 더 타당할 지 모른다"며 "하지만 이런 부분도 실내스포츠 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술적으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시장 성장 잠재력은 크다"고 분석했다.

권성훈 기자 cdrom@msnet.co.kr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