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불고 인연으로 대구 정착
#물 미래 고민하는 행사 걸맞게
#물방울 상징 원형 장식에 집중
#박 대통령은 무향의 들꽃 선호
호텔 인터불고 대구점과 EXCO점에서 플라워숍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주(59'프랑스 피베르디 플로랄아카데미 초빙교수) 플로리스트는 전국의 쟁쟁한 플로리스트를 제치고 이번 세계물포럼의 꽃 연출을 맡았다. 개회식장은 물론, 대통령 환담장과 장관 리셉션장, 대구시장 주재 CEO 만찬장과 대구 나이트, 국빈들의 스위트룸 데코레이션까지 행사장 곳곳에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김 씨는 "물의 미래를 고민하는 행사인 만큼 꽃 데코레이션에 있어서도 물방울을 상징하는 원형과, 이번 물포럼의 로고 컬러인 핑크와 블루를 사용해 이미지의 연속성을 살리는 데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김 씨는 지역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수많은 세계 행사 경험을 통해 인정받은 실력파다. 2002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03년 유니버시아드,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지난해 열린 세계에너지총회까지 대구에서 열린 국제행사의 플라워 연출은 모두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그녀의 실력은 세계에도 익히 알려져 있다. 2012년 제67차 유엔총회 기념행사 중 퍼스트레이디를 위한 플라워 데코레이션 및 퍼포먼스에서 '창 너머로 보이는 한국적인 뒤뜰의 아름다움'을 선보여 극찬받았으며, 2013년 역시 제68차 유엔총회 기념행사 중 한 파트를 맡아 뉴욕에 한국의 플로리스트 실력을 각인시켰다.
그녀의 작품은 단순한 꽃 장식이 아니라 고도의 기법이 총동원된 '예술작품'이라고 봐야 한다. 꽃을 중심으로 조명과 각종 설치물, 무대장치 등이 총동원돼 행사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기 때문에 흔히 알고 있는 꽃꽂이가 아니라 '공간 연출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김 씨는 "특히 세계적인 행사에서는 한국적인 이미지를 많이 선보이려 노력하지만 그렇다고 세계적인 추세를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인터내셔널한 이미지를 꽃과 접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의 작품이 인정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진정성'에 있다. 꽃을 매개로 환대의 이미지와 즐거움까지 함께 줘야 하는 직업인 만큼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진심을 다해 마음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물포럼 행사의 경우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스위트룸은 그가 특히 좋아하는 백장미로 꾸몄으며, OECD 사무총장의 방은 그가 멕시코 출신인 만큼 그 나라의 국화(國花)인 달리아를 사용했다. 또 모나코 국왕의 방은 카네이션, 타지키스탄 대통령의 방은 국기(國旗) 컬러 꽃을 통해 화사하게 꾸몄다. 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스토리가 있는 들꽃 등을 선호하지만, 그중에도 향기가 없는 꽃을 좋아해 그런 점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사실 대구가 고향이 아니다. 그녀는 서울 르네상스 호텔과 JW 메리어트 호텔의 오프닝 멤버로 활동해 오다 인터불고 권영호 회장과의 인연으로 14년 전 대구에 정착하게 됐다. 인터불고가 지역 최초의 특1급 호텔인 만큼 그에 걸맞은 격식을 갖춘 꽃 연출을 해 줄 전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4년 동안 대구에 머물며 이제는 "대구경북에서 열리는 세계물포럼인 만큼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구의 자부심을 위해 한 송이 꽃까지 허술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등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하는 진정한 대구 사람이 됐다.
프랑스 피베르디 플로랄아카데미 초빙교수이자 피베르디 한국 분교의 대표를 맡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지역을 넘어 세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후배, 제자들을 키워내는 것이 목표다. 김 씨는 "대구는 이미 수많은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며 할 수 있다는 역량을 보여준 도시입니다. 플라워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지요. 제가 어렵게 첫 문을 연 만큼, 더 많은 지역의 플로리스트들이 세계를 무대로 대구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앞으로 저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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