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구성원이 직접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 학교 매점을 운영하기로 한 곳이 있어 화제다.
문경여자고등학교(교장 장종환)는 16일 교내에서 학교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었다. 교사와 교직원 5명, 학부모 4명, 학생 6명이 발기인으로 나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끝에 결실을 본 것이다. 전교생 대부분인 553명, 학부모 104명, 교직원 47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학교협동조합은 일종의 사회적협동조합으로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가 함께 주체가 돼 운영하는 사업체. 사회적협동조합은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익을 추구하는 협동조합이다. 문경여고 경우 학생들이 독서토론 모임을 하던 중 협동, 소통 등 학교생활에서 공유할 가치에 대해 고민하다 사회적협동조합에까지 관심이 미쳤고,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문경여고 측은 "학생들이 조합 운영에 대해 민주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나눔과 배려, 협동심을 배우는 등 실천을 통한 학습 효과가 클 것"이라며 "전국적으로는 학교협동조합이 일부 있지만 대구경북에선 처음 시도되는 일"이라고 했다.
문경여고의 학교협동조합이 진행할 첫 사업은 학교 매점 운영. 문제는 학교 매점 운영권자 경우 경쟁 입찰을 통해 선정하는 게 원칙이어서 자칫 이로 인해 학교 경영평가 결과가 불리하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문경여고는 과감하게 결단을 내려 학교협동조합이 학교 매점 운영권을 맡게 했다. 지역 먹거리 소비 등 지역사회 지원, 운영 방법 논의 등 구성원간 소통, 학생 건강 증진 등 장점이 더 많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학교 매점 운영을 통해 나오는 수익금은 전액 학생 복지를 위해 재투자한다.
조합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신지영(2학년) 학생은 "조합을 만드는 과정에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협동의 가치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며 "건강한 매점 만들기부터 다양한 나눔 활동까지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했다.
문경여고의 학교협동조합은 앞으로 교복 등 물품 공동구매와 장학 사업 등 복지 분야, 체험'교육활동과 학생 자치활동 지원 등 교육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 학교 정성호 교사(교육과정지원부장)는 "학교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은 착한 소비와 윤리 경영 등 바람직한 경제 활동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지역 생활협동조합 등과 연계해 지역의 먹거리와 제품을 소비하면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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