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후섭의 "옛날옛적에"] 아담에게 왜 옷을 주지 않았을까

얘야, 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는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주는 교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옛 영국에 콩글렌튼 경(卿)이라는 사람이 있었어.

이 사람이 어느 날 아침 부엌문 앞을 지나는데 안에서 "아, 나에게 5파운드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왔대.

가만히 들어보니 게으름을 많이 부리는 여자 요리사의 하소연이었대.

'음, 몹시 급한 일이 생긴 모양이로구나. 5파운드라면 그리 큰돈도 아닌데 무슨 까닭일까?'

콩글렌튼 경은 바로 주머니를 뒤져 요리사에게 5파운드를 주었어.

"아이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인님."

요리사는 수다스럽게 감사의 표시를 했어.

"그렇게까지 감사해 하지 말게. 부지런히 일하고 아껴 쓰면 돈을 모을 수 있을 테니!"

이렇게 요리사를 위로하며 콩글렌튼경이 몇 발자국 걸어 나왔을 때였어.

그때, 문 안에서 절망하는 소리가 들려 나왔어.

"아이고, 하나님! 제가 왜 10파운드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어이고, 이 답답한 것! 아무도 나에게 돈을 줄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보이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제 머리를 쥐어박는 것이 분명하였어.

'으음, 사람의 욕심이란 참으로 끝이 없구나!'

콩글렌튼 경은 씁쓸한 표정으로 산책길에 나서며 중얼거렸어.

'사람들은 만족하는 법을 모른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모든 강물이 다 바다로 흘러도 바다를 채우지 못하는 것과 같이, 눈으로 보아도 만족함이 없어서 창고는 가득 차도 마음의 창고는 늘 빈 상태다. 이것이 사람의 행복해지지 못하는 까닭이 아니겠는가!'

콩글렌튼 경은 집으로 돌아와 일기장에 이렇게 쓰고는 다시 생각에 잠겼어.

그때 문득 시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 하나가 떠올랐어.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창조한 후, 그렇게 넘치고 부유한 상태에서 인간을 만들었는데 왜 아담과 이브에게 옷을 지어주지는 않았을까. 옷이 있어야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을 텐데…. 거기에는 분명 하나님의 깊은 뜻이 들어 있을 거야. 혹시 옷을 주면 주머니를 달아달라고 할 것이고, 주머니를 만들어주면 거기에 돈을 가득가득 채워달라고 징징댈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은 아닐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으니까! 하하하!"

훗날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 조지 번은 이 우스갯소리로 세상 사람들의 욕심을 비꼬곤 하였어. 그러나 지금도 이 세상에는 나방이 불에 타죽는 줄도 모르고 불빛을 찾아 날아들 듯이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고 있지 않을까 해.

그래, 우리 속담에도 '말을 타면 종을 앞세우고 싶다'고 했어. 사람의 욕심은 그저 끝없이 늘어나기만 한다는 지적이지. 우리는 지금 혹시 이처럼 욕심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은지 한번 생각해 보아야하겠구나.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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