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활황세를 보이자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이 최근 7조원을 넘어서는 등 7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직전에 나타난 이른바 '묻지마 투자'가 재연되는 상황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사상 최초로 1%대로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대거 몰렸다. 여기에 유럽'일본 등이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많은 돈을 풀면서 2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대량 사들였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넘어 과열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 잔액이 불과 2개월여 만에 2조원가량 급격히 늘었다는 것은 우려할 대목이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지난주 7년여 만에 700선을 넘어서는 등 기세가 대단하다. 지수 상승에 덩달아 신용융자 잔액도 올 초에 비해 47.3% 증가하는 등 코스닥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장 규모가 작은 코스닥의 신용융자 잔고가 거래소를 추월했다는 것은 일종의 '경고 신호'라는 것이다. 아무리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현재 주식시장 상황은 돈의 힘으로 밀어올리는 유동성 장세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유동성 장세는 오를 때도 불같이 오르지만, 떨어질 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추락한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주식 투자의 원칙이다. 달아오른 시장 상황을 좇아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하다 빚 폭탄을 맞게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끝 모르게 오르던 주가가 하락 반전할 경우 원금까지 까먹는 '깡통계좌'가 속출한 것은 과거 경기 후퇴기 때 흔히 목격된 바다.
무엇보다 최근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자율을 낮추고 한도를 증액하는 등 신용융자 잔고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는 최근의 증시 과열 현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빚 투자가 자칫 경제 불안요인이 되지 않도록 미리 쐐기를 박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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