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문대는 2류 사회편견 깼다…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학생에 대한 투자 최우선, 기숙사 생활로 전인교육 '2+3' 해외대학과 교류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은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은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전문대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전문대학은 일반대학 진학에 실패한 학생들이 오는 대학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고 싶습니다. 전문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을 확산하고, 직업대학으로서의 존재 이유를 알리는 데 영남이공대학교가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은 지난 2009년 제9대 총장(임기 4년)에 취임했다. 이후 2013년 연임(10대)에 성공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남이공대 도약의 획기적 기틀을 마련했다. 전문대학 최고의 영예인 'WCC'(세계적 수준의 전문대) 선정에 이어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전국 1위 ▷창업선도대학 선정 ▷글로벌현장학습 전국 1위 ▷교육부 특성화사업'세계로 프로젝트 동시 선정 등을 진두지휘했다.

이 총장은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직업전문교육기관으로서 지금의 위치를 확고하게 지켜나가고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내게 주어진 한결같은 소명"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장 임기 내 거둔 대표적 성과는?

▶전문대 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보한 것이다. 전문대학을 바라보는 인식 변화에 영남이공대가 선도적 역할과 기능을 담당한 측면이 있다. 영남이공대는 효율적인 직업교육을 위해 전체 학과 포트폴리오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했다. 개별 학과는 기업으로 보면 상품이나 마찬가지다. 부실 학과 정원을 감축하고, 사회적 트렌드와 산업 수요, 국가 글로벌 환경에 맞는 직업교육 중심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학생 중심,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현했다. 영남이공대 학생은 교육부 글로벌현장사업과 외국어시험 성적에서 모두 전국 1위를 달성했다. 수도권 총장들이 지방에서 1위를 달성하는 비결이 뭔지 묻곤 한다. 그때마다 '학생에 대한 투자'라고 자신 있게 얘기한다.

영남이공대는 학생 수준에 따라 6단계별 외국어 강의를 도입했다. 말이 쉽지 연간 수억원의 예산을 더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모든 외국어 교육이 무료다. 강의, 교재뿐만 아니라 시험검정료까지 전액 지원한다. 시험성적이 올라가면 장학금까지 준다. 성적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남은 임기 내 추진하는 역점 사업은?

▶RC와 IC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전문대학 최초의 기숙형 대학(Residential College'RC)을 도입한다. 1학년이 1년간 입주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희망자에 한해 입학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RC는 학생들이 학업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전인교육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학부모가 안심하고 학생을 맡길 수 있다. 다양한 방과 전,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해당 학생과 교수'교직원 간 자매결연을 통해 우수 인재를 양성한다.

기숙사 신축을 통해 2017년부터 도입할 예정으로 일단 300명(편제 정원의 12% 수준)부터 시작한다.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500인, 800인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인터내셔널 컬리지(International College'IC)를 구축한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현지 모 대학과 '2+3' 협약을 맺었다. 영남이공대에서 2년, 미국 현지 대학에서 3년 공부하는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외국어교육을 직업교육과 연계한다. 영어권은 기본이며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어로 교육을 확대해 외국어 능력이 직업을 구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실제로 영남이공대는 베트남어를 무료로 교육하는 유일한 대학이다. 총장이 학생들과 함께 배운다. 베트남은 해외취업에 유리한 국가로, 지난해부터 삼성 등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기업이 움직이면 대학도 움직여야 한다.

-대학 구조조정 시대다. 영남이공대의 혁신 전략은?

올해부터 학과별 독립채산제를 실시한다. 독립채산제란 학과별 독자 경영을 말한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경영수지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누구나 같은 월급을 받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흑자를 낸 학과는 성과급을 주고, 적자를 낸 학과는 삭감하는 게 당연하다. 독립채산제 도입에 앞서 학과별 수입(등록금 등), 지출(인건비 등) 항목을 산정했고, 모든 학과 구성원들이 동의했다. 내년까지 단계별 운영을 거쳐 2년 후에는 본격적인 삭감에 들어간다. 모든 학과가 배수의 진을 칠 수밖에 없다.

-남은 임기 내 마지막 포부가 있다면?

RC, IC, 독립채산제 등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에 대비해 효율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임기가 다하는 마지막 그날까지 영남이공대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학, 어떤 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직업전문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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