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 대통령 수첩 속 차기 총리 세 글자는?

강창희·최경환·이한구 등 벌써부터 하마평 무성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벌써 차기 총리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김용준, 안대희, 문창극 후보의 연쇄 낙마로 큰 상처를 입은 박근혜정부는 '준비된 총리'로 평가받았던 이 총리마저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발목잡혀 사퇴함에 따라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후임을 인선할 것이란 관측이다.

청와대와 여권에선 총리 자격 1순위 덕목으로 집권 3년차 동력을 살릴 국정 장악력, 개혁과제 추진을 위한 대야 소통 및 협상력, 당'청간 원활한 협조체제를 끌어내는 리더십, 정치개혁에 걸맞은 상징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한 국회의원은 "현재 정국에서 요구되는 덕목을 충족시키는 총리 후보자를 내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적 스펙트럼이 더 넓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먼저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충청권 민심을 어루만지기 위해 그의 기용을 통한 충청권 보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강 전 의장은 6선 국회의원으로 박 대통령의 원로자문 그룹인 7인회 멤버다.

하지만 '3부 요인'인 입법부 수장을 맡았던 그가 행정부 2인자로 기용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데다 삼권 분립의 원칙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역 출신으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경산청도)과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대구 수성갑)가 거론된다.

총리 직무대행을 맡은 최 부총리는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데다 국정과제에 대한 이해가 크다는 점에서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차기 총선에 출마하려면 올 연말 총리직을 그만둬야 하는 '시한부'인데다 후임 부총리 인선으로 개각 범위가 커진다는 단점도 있다.

이 전 원내대표는 지난 비서실장 인선 과정에서 물망에 올랐고 내년 총선에도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였다는 점,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대탕평' 기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도덕성이 검증된 고위관료 출신으로는 노무현정부 때 금융감독원장, 이명박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윤증현 씨가 거론되고 있다. 전문성과 추진력이 있지만 참신성이 떨어지고, 박 대통령과 호흡을 같이할 수 있느냐는 대목에선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위해 성완종 게이트의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한 만큼 황교안 법무부 장관 기용설, 도덕성이 주요 잣대인 만큼 조무제 전 대법관이나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기용설도 제기된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검토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간 박 대통령의 총리 낙점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멀고, 다른 대권 후보들의 견제도 예상된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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