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포항역이 개통 한 달도 안 돼 이용객들의 불편(본지 15일 자 10면 보도)이 끊이지 않으면서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의 사전준비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역사에 비가 새는데다 각종 부대시설과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이다.
포항역 주차장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시내버스 정류장 앞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은 너무 높아 승용차의 바닥이 파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도로를 사실상 이용할 수 없게 되자 개통 나흘만인 지난 6일 포항역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중장비를 동원해 높이를 낮추는 공사를 했다.
대합실에는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한 군데밖에 없으며, 간단한 금융 업무를 볼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조차 없다. 대합실에 마련된 대기 의자가 턱없이 부족한데다, 3곳의 식당이 운영 중이지만 30석 남짓한 좌석을 3곳 식당이 나눠 사용하고 있어 이용객들이 음식을 서서 먹어야 할 판이다.
이 같은 부실은 포항시가 한국철도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과 협의했던 내용의 상당 부분이 공사와 공단의 비협조'소관 부서 떠넘기기 행태로 인해 설계'시공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비롯됐다.
역사 내부에 무인민원발급기와 현금자동입출금기 등 시설물을 설치하기로 했으나 공사와 공단에서는 일방적인 설치불가를 통보한 뒤, 더 이상의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사와 공단이 탁상 설계를 하다 보니 역사의 연면적에 비해 실제로 이용객들이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은 3분의 1도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부대시설과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출 수가 없었던 것.
포항시는 당초 400면 정도에 불과했던 부설주차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코레일과 공단에 주차장 확충을 요청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하자 포항시 자체적으로 인근 토지를 매입, 405면 규모의 공설주차장을 마련함으로써 가까스로 주차난을 막을 수 있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사와 공단의 무사안일한 업무처리 방식과 대응이 KTX 개통으로 한껏 부풀어 있는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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