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교폭력은 언제부터 사회 이슈로 떠올랐을까? 학교폭력은 과거에도 있었다. 과거 기성세대는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는 것이 당연하다'는 사고로 인해 학교폭력은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 분위기가 점차 개인주의화 되어가며 학교폭력의 수위도 높아지고, 다양한 범죄 유형을 보이면서 국가적 차원에서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2011년 12월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대구 모 중학교 권모 군 사건 등을 계기로 전국은 온통 학교폭력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어른들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멍들고 고통받은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면서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아이들이 잘못되어 가는 데 대한 책임을 통감했다. 우리 117도 시대적 요구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개소된 것이다. 정부의 4대악 근절 대책 속에 학교폭력이 중심에 서면서 고통받는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상담을 하며 2년 9개월간 24시간 연중무휴 학교폭력사건 감소와 예방에 기여해 오고 있다.
해마다 3, 4월 신학기가 되면 우리는 고삐를 다시 당긴다. 해마다 3, 4월은 다른 달보다 학교폭력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작년의 경우도 3월 335건, 4월 324건으로 월평균 300건이 못 미치는 다른 달에 비하면 더 긴장을 하게 된다. 신학기는 새로운 학급이나 학우 등 바뀐 환경에서 서로 탐색을 하는 시기로 급우관계에서 오는 불안감을 가진 학생과 기존에 지속적으로 폭력에 시달려 오던 학생들이 피해를 알리는 사례가 비중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따르릉." 이날도 117센터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오늘은 또 어떤 아픔을 가진 학생일까? 어떤 피해로 인해 흥분을 토로할 학부모일까? 떨림 반, 걱정 반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중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가 나지막하고 힘없는 목소리로 117신고센터에 전화를 한 것이다. 귀하게 키운 아이가 1년간에 걸쳐 같은 학교 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욕설을 들었으며 이를 견디지 못해 학교 측에 전학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전학이 여의치 않게 되자 아이는 급기야 가출을 해 버렸다고 한다. 아이도 여리지만 보호자의 전화 음성 또한 여리고 온정적인 성격의 아버지임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는 가해학생을 처벌하는 것이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학교 측에 알리는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였으나 달라진 게 없다고 불만을 비쳤다. 아버지와 다각도로 상담을 실시하였으나 오늘은 117에 하소연을 한 것으로 상담을 끝내 달라고 말했다.
피해학생 보호와 사태 해결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며칠 후 학부모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 오늘도 아이가 폭행을 당하고 집에 왔다고 말했다. 이제는 경찰이 개입해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임을 학부모에게 알렸다. 또 수사진행과 더불어 해당 학교 측에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학교폭력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었더니 학부모는 너무 고마워하셨다.
얼마 전에는 명예훼손과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며 힘들어하는 중학생이 117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같은 학교 아이로부터 수개월 간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 왔으며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이 다른 아이들과 놀지 못하게 따돌림까지 시켰다고 한다. 학교생활이 두렵고 아이들만 봐도 불안감을 느낀 신고자는 아이들을 피해 점심시간에 화장실 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아이의 마음이 오죽 아팠을까, 얼마나 불안했으면 아이들을 피해 숨기까지 했을까 하는 마음에 부모의 입장에서 가슴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 여러 차례 상담을 통해 아이를 마음을 진정시키고 학교 측에 알려 피해자 보호조치와 가해학생 선도조치가 이루어졌고, 더 이상 피해자를 괴롭히지 일이 사라졌다. 더불어 아이의 빠른 정서 회복과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극복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전문심리상담기관에 연계했다. 아이는 무료 상담 지원을 받았고, 현재 학교폭력에서 벗어나 과거 밝은 모습을 되찾아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의 사례를 보면, 용기를 내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시점에서는 피해학생이나 보호자, 목격자 등 누구라도 숨기지 말고 알려 꼭 수사진행이 아니더라도 상담과 중재, 다각도의 심리치료 등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여 하루빨리 건강한 학교생활을 영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되어 학교에 알리면 일이 해결되기보다는 오히려 일이 아이들 사이에 알려져 더 부작용이 나는 경우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요즘같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있음을 볼 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도록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 우리 사회는 학교폭력이 남의 일이 아니고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으로 고민하지 않도록, 밝은 세상을 만들어 주도록 모두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숙한 사회를 향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시민 여러분이 117전화, 또는 사진 영상 등 증거자료 전송이 가능한 117chat을 이용하여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받는 우리 학생들의 생명을 살리는 데 일조하는 용기를 내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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