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만200t 세월호, 통째로 건져올린다…이르면 9월부터 작업 착수

정부가 22일 세월호를 인양키로 함에 따라 엄청난 무게가 예상되는 선박 인양 작업을 어떻게 성공시킬지 관심을 끌고 있다. 6천825t급인 세월호는 침몰 후 조류'펄 흡착력 등을 고려했을 때 수중 8천400t, 물 위에서는 약 1만200t으로 추정되고 있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진행된 적이 없는'통 인양'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1만200t급 인양은 유례없는 일

최대 중량 1만200t의 세월호를 인양하는 일은 세계에서 유례없는 일이다. 선진국 경우 전시'사고 선박 대부분을 인양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인양 비용 때문이다.

세월호 경우 인양 장소가 유속이 빠르기로 소문난 맹골수도라는 점에서도 국제적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관 합동 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평균 기상 상태에서 인양 작업이 성공한다면 12개월 동안 1천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거나 기상 악화로 작업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6개월에 약 500억원씩 비용이 늘어나 2천억원이 넘게 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세월호 선체 인양 평균비용 1천205억원과 피해자 지원 356억원, 배상'보상비용 1천731억원 등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앞으로 국비'지방비 3천694억원을 더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세월호 피해자 배상금과 보상금은 물론 선체 인양도 '잔존물 제거'에 해당한다고 보고 해당 비용을 보험금으로 돌려받겠다는 계획이지만 보험사들이 청해진해운의 중과실을 면책 사유로 들어 지급을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

◆어떻게 인양하나

해양수산부 산하 기술검토 TF는 4개월 동안 연구를 통해 해상 크레인과 플로팅 독을 투입해 누워 있는 상태 그대로 통째 인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동강 난 천안함을 인양할 때처럼 세월호를 절단하면 인양 작업이 다소 수월해지지만 기술검토 TF는 실종자 9명을 수습하는데 중점을 두고 유실 가능성이 있는 절단법은 배제했다. 이에 따라 세월호 선체 보존을 위해서는 바로 세우는 과정이 더 위험하다며 좌측으로 누워 있는 모습 그대로 인양하자는 것이다.

인양 방법은 세월호 우측면에 잠수사들이 구멍을 뚫어 내부 93개 인양점을 물 위 크레인과 와이어로 연결한 뒤 크레인 두 대로 들어 올리고, 동거차도 쪽 수심 30m 지점까지 2.3㎞ 이동한 뒤 플로팅 독 위에 올려 크레인 철수 후 물 위로 부양하는 방식이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세월호 우측면에 구멍을 뚫어 선내 93개의 인양점을 연결하는 작업이 쉽지 않다. 인양점 1개를 확보하는데 4명의 잠수사를 투입해 3, 4일 정도 걸리는데 빠른 유속과 혼탁한 시야 때문에 수중 작업이 어렵고 93개의 와이어가 꼬이거나 끊어질 수도 있다. 또 인양 과정에서 선체가 휘어져 반 토막 나거나 와이어 끊김에 따른 해저면 추락 등 2차 사고 위험이 있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 인양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기술제안 요청서를 마련해 인양 업체 선정에 들어간다. 국내에서는 단독으로 인양 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없어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의 컨소시엄이 구성될 전망이다. 업체가 선정되면 약 석 달간 현장 조사를 거쳐 설계에 들어간다. 이때 자재'장비 수급, 해상 장비 고정용 블록 제작, 해상작업기지 설치, 잔존유 제거작업은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9월부터는 현장작업에 착수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세월호에 구멍을 뚫고 인양점에 잠수사들이 와이어를 연결하는 등 수중 작업은 6개월 이상 소요될 전망이다.

박상전 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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