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송해

연예인 가운데 특히 대중음악 가수를 낮춰 부를 때 사용하는 '딴따라'라는 낱말은 트럼펫이나 혼의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를 뜻하는 영어 탄타라(Tantara)에서 왔다. 이 낱말은 나팔소리를 의성어로 나타낸 라틴어 타라탄타라(Taratantara)에서 왔는데 웹스터 사전에 따르면 1584년에 처음 쓰였다고 한다. 타라탄타라는 인도 출신의 영국 설치작가 아니쉬 카푸가 1999년 영국 게이츠헤드에 35m 높이로 설치한 작품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또 탄타라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섬 원주민 언어인 말라가시어로 역사라는 뜻이라고 한다.

과거 딴따라라는 말은 비하의 뜻으로 쓰였다. 이는 요즘도 비슷하지만, 역설적으로 사용하는 예도 많다. 그 나름대로 거물로 평가받는 연예인이 스스로 딴따라라고 할 때는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가수 윤복희 씨는 '딴따라'라는 제목으로 자서전을 냈다. 역시 가수이자 춤꾼인 박진영 씨는 1995년 발표한 자신의 2집 음반 제목을 '딴따라'라고 붙이고, 2007년에는 딴따라 블루스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국민 MC로 유명한 송해 씨도 곧 나올 자신의 평전 제목을 '나는 딴따라다'로 지었다. 여기서 딴따라는 '니들이 뭐라 해도 나는 내 삶을 열심히 살았다'는 당당함이고, 연예인을 비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열광하는 대중의 이중성에 대한 비꼬기이기도 하다.

최근 대구 달성군이 40여억원을 들여 옥포면의 옥연 저수지 주변 4만7천300㎡에 송해공원을 짓기로 했다. 송해 씨의 흉상을 세우고 둘레길을 만든다. 장기적으로는 송해 박물관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황해도 재령 출신으로 실향민인 송해 씨는 달성군과 별 연고가 없다. 다만, 대구에서 군 생활을 하며 만나 결혼한 부인의 고향이 옥포이다. 이 인연으로 2011년 명예 달성군민, 2012년 달성군 홍보대사를 거쳐 이번에는 자신 이름을 딴 공원까지 갖게 된 셈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연예인을 끌어들여 홍보'관광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체적인 추세다. 송해라는 브랜드를 대구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달성군은 다른 지자체에서 흉내 내기 힘든 일을 해냈다는 평도 있다. 송해 씨 입장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딴 공원이 있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일에 좀 더 큰 의미를 담으려면 해결해야 할 점도 있다. 비용이 들어가게 될 공원 관리'운영 전반에서 행정기관 혼자 다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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