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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덮개 열린 2m 맨홀 추락

119구조대원들이 맨홀에 빠진 시각장애인 A씨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중부경찰서 제공
119구조대원들이 맨홀에 빠진 시각장애인 A씨를 구조하고 있는 모습. 중부경찰서 제공

대구 도심 공사현장에서 시각장애인이 덮개를 열어둔 채로 방치된 맨홀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공사 현장 둘레로 안전 펜스가 설치되지 않았고 안전 요원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오후 12시 27분쯤 중구 동성로 2'28기념공원 옆 무선 광케이블 선로 공사현장에서 시각장애인 A(36) 씨가 2m 깊이의 맨홀에 빠졌다. 이 사고로 A씨는 왼쪽 갈비뼈 등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현장 근로자들은 맨홀 둘레로 라바콘(통행 통제 구조물)을 세워두고 맨홀 덮개를 열어 둔 채 점심을 먹으러 갔다. 경찰은 A씨가 라바콘을 감지하지 못한 채 맨홀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공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사고 경위와 함께 업무상과실치상 혐의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통행 통제 구조물 몇 개를 듬성듬성 세워둘 경우 시각장애인들이 이를 인지하고 덮개가 열린 맨홀을 피해가는 것은 어렵다. 반드시 안전펜스 등의 통행을 막는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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