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꽉 막힌 도로위, 하늘열차 시원한 질주

퇴근길 이용 7천 명 넘어, 1·2호선 승객 덩달아 증가…개통식엔 1천여 명 성황

'꽉 막힌 도로, 뻥 뚫린 도시철도 3호선.' 대구의 새 랜드마크가 될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식과 함께 역사적인 출발을 했다. 개통일인 23일 오후 7시쯤 수성구 황금네거리 인근 동대구로가 퇴근길 차량들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보이는 반면 3호선 열차는 시원스레 뻗은 레일을 따라 막힘없이 도심을 운행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시민과 함께 대구의 자랑, 세계 최고의 모노레일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23일 대구 역사에 남을 새로운 이정표가 만들어졌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하늘열차'가 정식 개통한 이날 많은 시민들이 3호선을 타고 도심을 누볐다. 꽉 막혔던 대구 남북은 시원하게 연결됐다.

앞으로 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함께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라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3호선 대구의 낮과 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움직이는 전망대이자, 침체돼 있던 구도심 역세권 개발과 상권 활성화에도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영업 시작에 앞서 오전 10시 20분부터 수성구 어린이회관 광장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엔 권영진 대구시장과 여형구 국토교통부 2차관, 국회의원(9명), 자치단체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행복한 동행'이란 주제로 개통 선포와 영업운행신고가 이뤄졌다.

3호선 개통 첫날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시민들은 줄을 서서 역사에 들어갔고 승객이 몰린 역 승강장에선 한 번에 승차하기 힘들 정도였다.

대구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개통 첫날 퇴근시간(오후 6~7시)에 3호선을 이용한 시민은 7천399명이다. 이는 3호선 예측 하루 평균 승객 10만 명의 7.4%다. 평일 같은 시간 1, 2호선의 승객(2014년 기준)은 각각 1만6천2명과 1만6천810명으로, 하루 평균 이용객 가운데 8.6%와 9.4%가 퇴근시간에 몰렸다. 3호선은 개통 첫날 퇴근길 이용률부터 1, 2호선에 육박했다. 3호선 1편성당 수송 능력(정원 265명)이 1, 2호선(722명)의 36.7%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많은 사람들이 찾은 셈이다.

앞서 영업을 시작한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은 9천645명(9.6%)이 이용해 1, 2호선 퇴근시간과 맞먹는 비율을 보였다.

3호선을 탄 시민들의 표정은 호기심이 가득했다. 어린이 대표로 개통식에 참여한 정동연(13) 군은 "어두운 지하가 아니라 햇살이 들어오는 3호선 풍경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처음엔 높아서 무서웠지만 몇 정거장 지나지 않아 익숙해져 즐겁게 탔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날 개통에 맞춰 무료 시승 때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했다. 누수가 확인된 시설물 53곳에 대해 방수작업을 벌였고 승강장과 전동차 사이 간격이 법정기준(100㎜ 이하)을 넘어서는 21곳에 대해 발빠짐 방지판을 설치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개통 준비 과정에서 우려와 걱정이 관심과 기대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시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발이 돼야 하고 운영 적자도 극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땀을 흘리겠다"고 말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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