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인사 관행에 칼을 빼들었다. 7월 예정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앞두고 실국장에게 성과'실적 위주의 근무성적평정을 요구한 것이다. 또 5급 사무관 승진 대상자에 대해서는 객관화한 기준을 만들어 역량을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권 시장은 "서열 위주로 평가하지 말고 성과 위주로 하라"며 "만약 관행화된 근평을 계속 하는 실'국장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사에서 연공서열 관행을 깨겠다는 권 시장의 인사 개혁 방향은 당연히 옳다.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을 대우하고, 중요한 직책을 맡기겠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이를 정착시키려면 여러 가지 전제 조건이 따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의 객관적인 계량화다. 누가 보더라도 신뢰할 만한 평가 자료를 데이터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이 기준에 따라 인사를 해야 한다. 그래야 발탁인사의 명분이 선다.
이러한 근평체제를 완전히 정착시켜 관행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모든 시장은 첫 취임 때 공무원 조직 개편과 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개혁의 움직임은 있었으나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공무원 조직 내부 반발에 부딪혀 개혁의 지속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바뀌거나 실국장의 시각에 따라 근평이 바뀐다면 아무도 이를 믿지 않는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이번 인사 개혁의 성패가 달렸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오랜 관행에 젖은 공무원 조직이 술렁거릴 것이고, 보수적이고 좁은 지역 사회에서 수많은 구설을 낳을 것이다. 이를 이기는 것은 시장의 생각이나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먼저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공직에 활기를 불어 넣고, 시장에게 충성하는 직원이 아닌 시민을 위한 행정에 열심인 직원을 뽑을 수 있다. 인사는 직원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실제 인사에 반영하는 것은 시장을 비롯한 실'국장이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다. 권 시장의 인사 개혁이 성공해 역동적인 대구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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