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철 3호선 비판 했는데 타보니 좋네" "지상철 변경, 잘했지"

문희갑 전 시장·조해녕 전 시장…前시장들의 평가

문희갑 전 시장
문희갑 전 시장
조해녕 전 시장
조해녕 전 시장

"비판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좋더라고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23일 개통식을 갖고 운행에 들어갔다. 개통을 손꼽아 기다려온 시간만큼이나 3호선을 둘러싼 말도, 걱정도 많았다.

안전 문제, 건설비용, 경관 등을 두고 비판과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3호선에 대한 전임 시장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줄곧 3호선에 대한 비판과 걱정을 늘어놨고, 3호선을 직접 진두지휘한 김범일 전 시장은 비판에 대한 섭섭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려놓지 않았다.

도시철도 3호선이 첫 운행에 들어간 날 전임 대구시장들의 생각은 어떨까.

3호선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던 문희갑 전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칭찬과 기대 일색이다. 문 전 시장은 "3호선 만든다고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며 "비판을 너무 많이 해 미안하다"고 했다. 얼마 전 3호선을 시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후론 3호선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북구 팔거천에서 범물동까지 타봤는데 좋았고, 걱정했던 안전 문제도 생각보다 훨씬 잘 돼 있었다"며 "이제는 얼마나 많은 시민이 이용하느냐, 적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 등 운영 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승할 때 시 관계자가 '3호선이 성공적으로 개통된 건 다 내(문 전 시장) 덕'이라고 하더라"는 말을 불쑥 던져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유는 3호선을 두고 하도 야단치고 안전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해 이중삼중 안전장치를 하고, 경관 등도 신경을 많이 써 결과적으로 잘 됐다는 것.

그는 "안전과 수익 때문에 비판을 많이 했는데, 너무 비판해서 미안하다"며 "10만 명 이상이 이용해 적자를 최대한 줄이면서 대중교통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조해녕 전 시장은 3호선에 대한 뿌듯함을 숨기지 않았다. 조 전 시장은 "3호선에 관련된 사람 중 한 사람이어서 뭐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시장 임기 마지막에 도시철도 3호선을 지하철에서 지상철로 바꾸는 게 옳다고 판단, 지상철로 돌려놓고 퇴임했다"고 말했다. 지하철의 경우 건설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투자 비용 때문에 완공 후 적자 위험도 커 지하철로 가선 안 된다고 확신했다는 것.

그는 "건설비용을 줄일 수 있고, 지상철에서 지적됐던 소음이나 분진, 미관 등의 문제도 기술 발전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만큼 지상철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일본, 말레이시아 등을 벤치마킹 후 지상철로 바꿨다"고 했다.

조 전 시장은 "1, 2호선만으로는 운영 수지 균형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3호선과 잘 연계하면 도시철도가 경영 호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호선이 대구 대중교통의 이용률을 높이고, 새로운 관광자원, 도시 명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통일 문제 연구를 위해 독일에 머물고 있는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연락이 닿지 않아 3호선에 대한 감회를 듣지 못했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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