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 행복 개통, 도시철도 3호선…개통 첫날 표정

탑승객들 "정말 빠르네"…가족단위 승객 북적북적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정식 운행이 시작된 23일 오후 북구 팔거역 승강장에 많은 시민들이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정식 운행이 시작된 23일 오후 북구 팔거역 승강장에 많은 시민들이 전동차를 기다리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도시철도 3호선 시대가 시작됐다. 전동차는 교통난에 몸살을 앓던 곳을 막힘없이 통과했고 역마다 시민들이 몰렸다. 승객들은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꺼내 차창 밖 풍경을 담기에 바빴다.

개통 첫날 시민들의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탑승하면 전부 창 밖 구경, 아는 건물 나오면 "OO다"

◆3호선 환승역 순환하기

23일 오후 2시쯤 남구 대명동 3호선 명덕역 2층 발권기 앞에 섰다. 10여 명이 줄을 서 있었다. 3분가량을 기다려 차례가 왔다. 발권기 화면에 승차권 종류와 매수를 눌렀다. 이어 지갑에서 1만원권 지폐를 꺼내 발권기에 넣었다. 곧바로 동그란 승차권이 나왔다. 다음은 거스름돈으로 100원 동전과 1천원, 5천원권 지폐가 차례대로 나왔다.

승차권을 개'집표기에 대고 역사 안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에 칠곡경대병원역 방향 승강장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었지만 멈춰 있었다. 많은 사람이 몰린 탓에 안전을 우려해 작동을 중단시킨 것이다. 그 앞에 10여 명이 우왕좌왕하며 서 있었다. 역 직원은 인근 엘리베이터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계단을 이용해 3층 승강장으로 향했다. 마침 전동차가 들어왔지만 승강장에 사람이 가득해 도저히 탈 수가 없었다. 앉을 공간이 마땅찮아 서 있는데 옆에 70대 노인은 바닥에 앉아 있었다. 멈춘 에스컬레이터로 사람들이 걸어서 계속 올라왔고 멈춘 지 10여 분 뒤 에스컬레이터는 재가동됐다. 2시 17분 전동차를 탔지만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승객들은 창밖을 가리키며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자신이 아는 건물을 손꼽아봤다. 신남역에 도착한 시각은 2시 21분. 2층 대합실로 내려와 안내판을 따라 국내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57m)에 발을 올렸다. 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호선 신남역 지하까지 내려가는 데만 2분이 걸렸다.

◇서문시장 구경 어르신 "심심한데 수성못이나 가볼까"

◆개통 첫날 기대 가득한 시민들

3호선 개통 첫날 시민들이 역사마다 가득했다. 이날 오후 3시쯤 찾은 서문시장역은 동네 사랑방 분위기였다. 용지역 방면 전동차를 기다리는 시민 3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전동차가 공중에 떠있으니 신기하다, 떨어질까 봐 무섭다" 등 모노레일에 대한 감상을 주고받았다. 김중록(74) 씨는 "동네 친구 3명과 서문시장에서 점심을 먹고 3호선을 타려고 기다리고 있다"며 "특별한 목적지는 없지만 수성못역이 눈에 띄어 가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어린이회관역. 역 내에는 가족 단위 승객이 많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회관 나들이를 한 뒤 3호선을 타려는 사람들이었다. 15개월 된 아이를 안고 역사를 찾은 김연희(30) 씨는 "집 근처에 역이 생겨 칠곡까지 한 번에 편하게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김영지(63) 씨는 "손자가 어젯밤부터 3호선을 타러 가자고 졸라 어린이집을 마치자마자 데리고 왔다"고 했다.

3호선 전동차에 탄 사람들은 자리에 앉았어도 등을 돌려 창밖을 보느라 바빴다. 유진만(57) 씨는 "위에서 내려다보니 놀러 갈 데가 정말 많아 보인다. 자주 3호선을 타고 곳곳을 다녀야겠다"고 했다.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이정훈(28) 씨는 "타고 내릴 때 틈 사이에 발이 빠지거나 물건을 떨어뜨릴까 봐 걱정이었다. 차가 들어오는데 난간에 몸을 기대는 사람들도 보였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