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인 24일 오후 대구 도심 교통이 한동안 마비됐다.
민주노총 조합원 2천300여 명(경찰 추산)이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달구벌대로 범어네거리를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1시간여 동안 수성구는 물론 중구 일대까지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또 경찰이 이들을 강제 해산하는 과정에서 대구에서 처음으로 물대포가 등장했고 경찰과 시위대 충돌로 부상자도 발생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반월당 등 시내 6곳에서 사전결의대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벌인 뒤 범어네거리에 집결해 시위에 들어갔다. 범어네거리 점거는 2006년 6월 건설노조 시위 이후 9년 만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살수차 1대와 14개 중대 1천300여 인력을 배치했던 경찰은 몇 차례 해산 경고에도 조합원들이 꿈쩍하지 않자 물대포를 쏘며 강제 진압에 나섰다.
조합원들이 물대포를 맞으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조합원과 경찰의 몸싸움이 격해지고 여기저기서 욕설이 오갔다. 진압 경찰은 최루액이 섞인 물총을 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도 발생했다. 경찰 한 명이 눈에 타박상을 입었고 시위대 한 명이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 또 경찰과 조합원의 몸싸움 과정에서 황모(40) 씨가 운전하던 차의 앞 유리창이 깨지고 보닛이 망가졌다. 황 씨는 "카센터를 운영하는데 수리가 끝난 손님 차를 손님한테 가져다주다 봉변을 당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도로 점거는 오후 4시 30분쯤 조합원들이 자진 해산하면서 끝났다. 하지만 1시간가량의 점거로 도심 교통대란이 빚어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반월당네거리~만촌네거리 사이 달구벌대로와 황금네거리~범어네거리 사이 동대구로는 줄지어 선 차량이 옴짝달싹 못 하면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신천대로 또한 상동교 방향 칠성고가차도~동신교까지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못했고 나머지 구간도 거북이 운행을 했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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