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위르겐 쉐퍼 지음/ 흐름출판 펴냄
기사 제목에 대통령의 '大'(대)자를 '犬'(견)자로 집어넣은 기자, 금융거래에서 '0' 하나를 더 붙여 100억원을 1천억원으로 만든 은행원,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하늘로 공을 찬 축구선수. 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그 누구보다 잘 해낼 수 있는 전문가들이 의외로 자주 이런 실수를 저지른다. 왜일까?
대문호 괴테는 "노력하는 한 인간은 실수한다"고 했다. 이 말을 뒤집어 보자. "노력하지 않으면 실수도 하지 않는다." 만약 괴테의 말을 새겨들은 인류가 이후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이토록 풍족한 문명 위에서 개선된 인권을 누리며 살 수 있었을까?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고 모험을 감행한 이들이 있었기에 세상은 발전할 수 있었다. 그들의 노력은 늘 실수를 감수했다.
에디슨의 이 말도 떠오른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실패 대 성공'의 구도를 옮겨오니 '실수 대 완벽'의 구도가 나온다. 저자인 독일 저널리스트 위르겐 쉐퍼는 "우리는 유난히 완벽을 사랑하고 실수를 두려워한다"고 지적한다. 실패가 오히려 성공의 조건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완벽을 위해 실수는 절대 용납 못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
저자는 "강박적으로 완벽주의를 추구할수록, 절대로 실수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실수는 더 자주 발생한다"고 신경과학'사회과학'진화이론'철학 등의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더 나아가 "실수는 예기치 못한 뭔가를 만들고, 그 속에 실수가 주는 기회가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고 보니 괴테의 말에서 이어지는 이 말, "인류는 실수 속에서 기회를 얻는다."
책의 부제는 '실수의 재발견'이고, 독일에서 먼저 발간됐을 때의 제목은 '실수 예찬'이었다. 360쪽, 1만5천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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