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나의 서른/글'그림 조선진 / 북라이프 펴냄
해가 바뀔 때가 되면 습관처럼 새로운 계획을 세우지만 서른의 그것은 사뭇 특별하다.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0% 이상의 여성들이 '서른은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응답했을 정도다. 뭔가 가득 찼던 인생이 지루해지고 용기가 줄어드는 것 같으면서도 새롭게 알아가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행복이 교차하는 것이 서른 즈음의 풍경이다. 사춘기와 다르고 남자들에게는 찾아오지 않는 이 시기는 그저 한 살 더 먹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어른이 되어가는 설레고 기대되는 계절인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일과 사랑, 인간관계 등 서른 즈음, 변화의 시점에 놓인 여자들이 한 번쯤 겪게 되는 일상이 고민과 변화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에세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조선진 작가는 서른이 되는 날 아침의 풍경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막상 지나고 나니 별거 없더라는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두근거리는 기대감에 사로 잡혔던 그날. 언제나처럼 옷장을 연 채 뭘 입어야 할지, 점심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고 또 마감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간다. 그러나 생활은 서른 이전과 그 이후로 구분짓고 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나 느낀다. 아직 살아보지 못한 시간은 우리 앞에 계속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헤매고 느끼고 경험하면서 채워져가는 게 인생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안 힘든 척 괜찮은 척 어른처럼 보이기 위해 달려온 2030 여성들에게 한 번쯤 지나쳤을 의미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하루하루가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일깨워주는 책이다.
280쪽, 1만3천500원.
최재수 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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