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칠성고 31명 1박2일 수도권대학 탐방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캠퍼스 투어' 알차네

대구 칠성고 학생들이 스스로 캠퍼스 투어를 기획, 진행해 화제다. 이달 초 캠퍼스 투어 첫 날 일정에 맞춰 서울대를 찾은 칠성고 학생들 모습. 칠성고 제공
대구 칠성고 학생들이 스스로 캠퍼스 투어를 기획, 진행해 화제다. 이달 초 캠퍼스 투어 첫 날 일정에 맞춰 서울대를 찾은 칠성고 학생들 모습. 칠성고 제공

"내가 공부해야 할 이유를 찾았어요."

"내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구 칠성고등학교(교장 오영국)가 학생들이 주도하는 '캠퍼스 투어'를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각 고교가 진행하는 캠퍼스 투어는 담당 교사가 방문 일정을 짜고 방문 대학과 만나볼 대학 관계자 섭외까지 진행하는 등 전 과정을 학교가 주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칠성고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일정을 짜 이달 초 이틀 동안 수도권 대학을 방문했다.

이번 캠퍼스 투어에 참가한 학생은 모두 31명. 이들은 투어가 시작되기 50여일 전부터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학교 측이 마련한 입시 설명회에 참가하고 진학 희망 대학과 학과에 따라 조를 나눈 뒤 해당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캠퍼스 투어 신청을 마쳤다. 이후 만나보고 싶은 대학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약속을 잡거나 학과 대표 학생 등과 인터뷰 일정을 정했다.

캠퍼스 투어 첫날 학생들은 아주대, 성균관대, 서울대를 함께 둘러보고 재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튿날에는 조별로 흩어져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동국대, 홍익대, 서울교대를 방문했다. 이들은 대학교수나 학과 대표 학생들을 만나 진로, 학습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참가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간 프로그램이어서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 이준석 학생(2학년)은 말로만 듣던 대학들을 돌아보면서 가슴이 뛰었다고 전했다. 그는 "좋은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보면서 '나도 이런 대학에서 공부하는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목표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김주현 학생(1학년)은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공부에 대한 의욕이 커졌다고 했다. 그는 "고려대 수학과 교수님을 만나 수학 공부와 진로 선택에 대해 여쭤봤는데 하나하나 조언해주셔서 감사했다"며 "학생들이 직접 계획한 것이어서 더욱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또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의 반응을 확인한 칠성고는 다가오는 여름방학 때 다시 한 번 학생들이 주도하는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칠성고 박용기 교사는 "보통 캠퍼스 투어라고 하면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참가해 '봐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며 "다른 학교도 이런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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