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구미의 사정이 제일 좋지 않습니다. 성금 모금액이 내려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이러다 큰일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경북도 내 한 사회복지단체 모금 담당자)
"포항'구미는 비상 상황입니다. 지갑을 닫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은 데다, 있는 기업까지 자꾸만 빠져나가니 앞으로의 상황이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한 대기업 유통회사 본부장)
경북의 쌍발엔진 포항'구미에서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를 지방정부 관계자들에게 묻는 지역민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중이다. 반면 대책만 제대로 세운다면 포항'구미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생겨나고 있다.
◆강철도시 포항이 뚫리고 있다
포항 경제 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포스코의 실적은 포항의 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올 1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이 2.2%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올 1분기에는 겨우 흑자로 돌아섰지만 세계적 철강산업 경기 부진에는 당할 재간이 없는 모습이다.
포항의 대표 철강기업 중 하나인 동국제강도 현재 3조 3교대 근무를 다른 형태로 바꿔 생산량을 줄여 나가는 방식을 고려 중이지만 전반적인 기류는 후판 2공장에 대한 폐쇄로 굳어지고 있다. 공장이 폐쇄되면 본사 직원 100명은 당진 등 다른 부서로 배치되지만, 협력사 5, 6개사 직원 300여 명은 직장을 잃게 된다. 지난 2012년 연산 100만t 규모의 후판1공장 폐쇄 때도 본사 직원 80명은 다른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겼지만 협력사 직원 200명은 실업자 신세가 됐다.
포항 후판2공장이 폐쇄되면 동국제강은 형강'봉강'제강 공장에 근무하는 900명(본사 인원 500명)만 남게 되며, 1990년대 연산 250만t을 자랑하던 후판공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기업들은 대다수가 실적이 급락 중이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했을 때 올 들어 제품 생산금액은 동국제강 10%, 세아제강 30%, 넥스틸 76%, 아주베스틸 55%씩 각각 줄어들었다. 이들 기업의 심각한 경영난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포항시는 속수무책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커녕, 있는 기업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비난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가 사실상 포항을 떠나기로 했지만 포항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동해지사는 바다 숲과 바다 목장 설치, 치어 방류 등 생태계 회복을 위한 해양환경 전문 공공기관으로 2011년 1월 설립됐으며 매년 200억원의 재정을 집행, 경제적 파급 효과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지난 2월엔 포스코LED 포항공장이 경기도 기흥으로 이전했다. 포스코ICT는 자회사인 포스코LED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며 경기도 기흥으로 본사를 옮겨버렸고, 이곳에서 일하던 용역직원 40명이 직장을 잃었다.
본사 이전은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진행됐지만 포항시는 이를 감지조차 못 하고 있었다. 본사 이전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을 모르고 있던 포항시는 이와 관련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그제야 허둥지둥 대책 마련에 들어갔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박승혁기자 신동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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