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지난해 11월 225억원대의 한울1'2호기 발전기 계측제어 정비용역 경쟁입찰공고를 진행하면서 공동수급(컨소시엄) 업체에 큰 가점(6점)을 주며 단일업체의 진입을 막았다. 단일업체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했다.
# 한수원은 경쟁입찰공고를 다시 내면서 이번에는 다른 발전소에 근무하는 인원을 새 발전소 사업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새로운 단서조항을 포함시켰다. 앞서 반발했던 단일업체의 경우, 인력 규모가 크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었지만,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을 맺은 회사는 이 규정에 의해 입찰 참여를 할 수 없게 됐다. 컨소시엄 업체도 특혜를 주장했다.(본지 8일 자 10면 보도)
한수원은 양측의 불만이 터지자 지난달 재입찰에서는 컨소시엄 업체에 가점도 주고, 인원 중복도 안 된다는 조건을 모두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컨소시엄 업체가 입찰분쟁을 겪던 지난 4개월간 인원 확충을 모두 마무리 지으면서 결국 단일업체만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됐다.
단일업체가 반발하자, 한수원 측은 "예전에 똑같이 가점을 받아 사업을 땄으니 이번에는 참으라"며 반발을 달랬다. 단일업체 측은 "오래전 한수원의 가점 특혜로 사업을 한 적이 있지만, 그때와 지금은 회사의 오너가 다르다. 최근 한수원의 회유는 당시 특혜가 기업 로비 때문에 이뤄졌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꼴밖에 안 된다"며 정당한 입찰을 요구했다.
이번 입찰은 점수 차 0.5점 이내에서 사업자가 결정 난다. 그런데도 가점 규정 2점을 어겨가며 6점이나 주는 이유가 뭘까? 한수원은 그저 과거에 혜택을 준 기업이 있어 이번에도 다른 기업이 그와 비슷한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댈 뿐이다.
다시 말하면 입찰에 명확한 근거와 기준도 없고, 앞으로 명확한 입찰 기준을 만들 생각도 없다는 얘기다. 한수원은 이 골치 아픈 입찰이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끝났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입찰을, 그것도 경쟁사 간 시장점유율을 한 방에 바꿀 수 있는 사안을, '고무줄' 기준으로 결정하려는 한수원을 과연 국민들이 어떻게 신뢰할까 의문스럽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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