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사기 또 진화…안심대출 됩니다,비용 보내주세요

대상자에 '맞춤형 낚시' 꽃집·금은방 계좌 주고 피해자 돈 입금하도록

"금리 4%인 주택담보대출을 2.5% 안심전환대출로 바꿔 드리겠습니다. 개인 신용등급이 낮아 대출을 받으려면 등급을 올려야 하니까 우선 돈을 입금해 주세요."

대구 수성구에 사는 주부 김진영(가명'44) 씨는 며칠 전 이런 전화를 받고 하마터면 돈을 송금할 뻔했다. 거래은행인 대구은행에 확인 후 비로소 보이스피싱임을 알아차렸다.

금융사기가 끝없이 진화하고 있다. 안심전환대출을 빙자하거나 금융사기 피해자로부터 가로챈 돈을 꽃집'금은방 등에 보내 현금화하는 신종 금융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일부러 물건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보낸 후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수법까지 동원했다.

금융감독원 대구지원은 최근 안심전환대출을 빙자하거나 상거래용으로 사용하는 정상계좌가 금융사기에 이용돼 지급정지되는 사건이 다수 발생했다면서 27일 '금융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대포통장 단속이 심해지자 금융사기 피해자에게 가로챈 자금을 정상적인 상거래 계좌로 송금한 후 구매물품은 물론이고 송금액과 차액을 가로채는 수법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피해대상도 노인 등 금융취약계층은 물론 20∼40대 젊은 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에서 금융사기로 인한 피해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대구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42건의 금융사기가 발생해 358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2013년 44건(351억원)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지만 2014년엔 63건(470억원)이 발생했다.

금감원 대구지원 관계자는 "신종 금융사기가 안심전환대출 희망자뿐만 아니라 꽃집, 금은방, 중고차 매매상 등의 계좌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물건 가격보다 많은 금액이 입금되면 거래 금융사에 송금인의 인적 사항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 대구지원은 대구'경북 경찰청 및 지역 주요 금융기관과 함께 28'29일 지역 33곳에서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등 금융사기 피해예방을 위한 가두캠페인을 한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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