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까지 '서서 가는' 포항 KTX

표 구하기 전쟁…입석도 감사, 이용객 배차 증편 요구 빗발

서울~포항 KTX가 개통된 지 한 달여가 된 가운데 이용객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기(본지 24일 자 1면 등 보도)일 정도로 치솟는 인기에 반해 열차편이 턱없이 부족하고 비가 새는 시설, 주차장 진출입의 어려움, 잦은 연착 등으로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포항 KTX 이용객(승'하차 포함)은 하루 4천8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레일 측이 당초 예상한 3천200여 명보다 무려 40%나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높은 인기 탓에 포항 KTX는 거의 매일 표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다. 현재 포항에서 서울로 가는 KTX는 평일 8편, 주말 10편이다. 배차간격은 약 2시간이다. 이 때문에 주말이면 일주일 전에도 표를 구하기 어려운 형편이며, 포항시와 코레일 측에 증편을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까지 4시간 30분(고속버스)~5시간 20분(새마을호)이나 걸리던 것을 시간 15분대까지 앞당긴 KTX의 인기를 증명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표를 구했다고 해도 오락가락하는 운행시간은 이용객들의 짜증을 부추긴다.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확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포항역에 들어서는 KTX의 대부분이 5분 이상 연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이 종착역이라 각 정차역 운행 실정에 따라 예정시각보다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부족한 역사 시설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KTX 포항역은 개통 보름도 되지 않아 역사 일부에 비가 새는 등 망신을 당했다. 305억원이나 들인 역사이지만, 비가림 시설의 방수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코레일 측은 실리콘 처리 등을 통해 비가림막에 응급조치를 했다.

게다가 승객 대기장소가 좁고 ATM입출금기와 무인민원발급기, 휴대전화기 충전기 등 각종 편의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차량 364대를 댈 수 있는 포항역사 내 주차장에는 출구가 단 한 곳뿐이며 무인정산기마저 없어 이용객이 몰리는 주말에 이곳을 빠져나오려면 30분이나 기다려야 할 정도다.

KTX포항역 김기춘 역장은 "이용객들과 포항시의 요청도 있으니, 앞으로 이용현황을 좀 더 자세히 조사해 열차 증설 문제를 풀어 나가겠다"면서 "지금은 시행착오 시기로 봐달라. 여러 가지 문제점도 있지만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이상원 기자 신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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