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계속 떨어지는데도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대출금리를 내리지 않고 과도한 이자를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이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증권사의 이자수익이 7조8천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0년의 1조7천억원에 비해 무려 4.6배나 증가한 수치다.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투자금을 빌려주면서 기준금리를 무시한 채 높은 이자를 매겨 수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 201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2년 9개월에 걸쳐 국내 10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신규 취급액의 평균 대출금리는 7.45%였다. 이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3.25%에서 1.75%로 떨어졌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기준금리보다 4~5% 높은 이자를 받아온 것이다. 특히 대신증권의 신용융자 이자율은 무려 9.1%였다. 그나마 우리투자증권이 가장 낮은 수준인 5.9%의 이자를 받았다. 심지어 한국투자증권은 2013년까지 7.5%였던 대출금리를 지난해 8%로 되레 올렸고 하나대투증권'대신증권도 0.2~0.5%p 올렸다.
증권사 신용융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권의 무담보 신용대출과는 분명 성격이 다르다. 고객에게 주식평가액의 60%만 빌려주는 신용융자는 강제매매 등 증권사 입장에서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떼일 위험성이 매우 낮다. 현재 집을 담보로 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3.17% 수준이다. 이와 비교해 증권사들이 기준금리와 동떨어진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신용융자를 무기로 고리대금업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거래 부진에 따른 낮은 수수료 수입을 높은 대출금리로 충당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루속히 이자율을 조정해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도 대출금리를 현실에 맞게 내리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