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의 직격탄을 맞은 여권이 혼돈에 빠지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두 차례 특별사면 특혜의혹이 새정치민주연합에까지 불똥이 튀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뜻밖의 수혜자도 있다.
정가에선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이완구 국무총리 사퇴를 끌어내고, 성완종 리스트 수사 물꼬를 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성완종 게이트의 최대 수혜자로 꼽고 있다. 그러나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그의 대권가도에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반면 지역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완종 게이트로 잃을 게 없는 수혜자로 꼽힌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조 친박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성 전 회장이 접근했을 법한 실세였지만 성완종 게이트를 계기로 도덕성이 증명됐다. 새누리당 내 다른 유력 정치인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여권 내에서 '특검' 수사를 가장 먼저 도입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공정한 수사를 촉구해 야권으로부터도 박수를 받았다.
지역 한 국회의원은 "야당이 특검을 원하면 무조건 응하겠다. 우리는 국민만 보고 하겠다고 말해 성 전 회장 특사의혹에 휘말린 야권을 궁색하게 만들었다. 총리는 자진사퇴하고 의혹 연루자는 특검 수사를 받으라는 선제적인 메시지를 던져 유 원내대표는 국민들과 야권으로부터 좋은 이미지를 심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집권여당 원내대표로는 이례적으로 현 정부의 경제'재정'조세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보수의 새 지평을 열겠다' '합의정치를 통한 정치 진영의 창조적 파괴'를 주장해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또 다른 성완종 게이트의 수혜자다. 요즘 최경환 부총리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성완종 리스트로 정'관계가 들썩이고 있지만 최 부총리는 이슈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 부총리 입지는 더 탄탄해진 모양새다.
특히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퇴하면서 총리 직무대행을 맡아 국정을 추스르고 있다. 자신감이 묻어나는 발언과 청와대와 정책조율까지 하면서 '실세 부총리'라는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있다.
박근혜정부 출범 후 정부부처 장관들이 '식물 장관'으로 낙인찍힌 가운데 최 부총리는 잇달아 비중 있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슈메이커로 부상했다. 경제뿐만 아니라 복지, 고용, 교육, 물가까지 모두 자신의 입에서 정책이 결정됐다.
경북의 한 국회의원은 "정부에서 또 경제 부문에서 최 부총리의 행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정치권으로 복귀하더라도 존재감이 확실히 다를 것이다. 다만 경제부총리로서 경제 정책 효과를 얼마나 내느냐가 그 앞에 놓인 숙제다"고 말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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