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저를 두고 인기 투표하면 빵점이 나올지도 모릅니다.(웃음) 하지만 상주축협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독촉하는 것이지 '사심'이 없다는 것에 공감해 준다면 더 바랄게 없지요."
30여 년 동안 상주축협에서 열정을 쏟아온 정기진(62'사진) 상주축협 상임이사는 직원들에게 당근을 주고 때로는 채찍을 가하는 '감독관' 같은 존재다.
각종 사업은 물론이고 그들의 업무까지 훤하게 꿰뚫고 있어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지만 때론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 '큰 형님'으로도 불린다. 신용'경제사업을 현장에서 배운 실력파여서 사업 감각과 업무 능력에서 만큼은 내부 신뢰가 탄탄하다.
2009년 9월 건립돼 전국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헌신동의 상주명실상감한우타운(대형 숯불구이전문점) 설립도 그가 아이디어를 냈고 추진한 대표적인 사업이다.
점심시간에 200그릇만 한정판매하는 1만원짜리 갈비탕은 오전 11시부터 번호표를 들고 대기해야 할 정도다. 처음 추진할 때는 수십억원을 투자해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우려와 반대도 많았다. 하지만 한달 매출 3억원이 넘는 축협의 주력사업이자 상주를 상징하는 '맛'의 명소로 발전시켰다.
상주축협은 조합장이 비상임으로 모든 운영사항에 대한 최종 결재권자는 상임이사다. 밖에서 볼 때 문제가 터지면 조합장이 다 책임지는 것으로 보이지만 민'형사상 책임자는 상임이사다.
그렇기 때문에 정 이사는 조합의 안정과 수익을 위해서는 직원들을 채근하는 등 스스로 악역을 자처한다. 그는 "악역을 혼자 해야지 조합장하고 둘 다 한다면 조직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2012년 상주축협이 우량암소사육장 조성을 위해 수억원을 주고 매입한 땅의 절반이 사기로 등기된 부지로 드러났을 때 가장 황당하고 힘들었다고 했다.
당시 갈등과 반목으로 조합이 내홍을 겪자 그는 분열된 직원과 조합원들 간의 소통과 이해를 구하며 조직 안정을 가져왔다.
정 이사는 "법무사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었고 수사기관의 조사와 중앙회 감사결과도 잘못이 있다고 하지 않았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했다"고 했다. 손해금액을 손실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본인이 앞장서 사비 5천만원을 내놓은 것이다.
정 이사는 "전국의 농축협들이 똑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분명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축산산업의 변동추이를 모니터링하고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상주축협의 사업과 조직을 활력 있게 만드는 비결이다"고 했다.
그는 "죽을병이 아니면 교육은 무조건 가서 받고 타 농축협의 사업장도 꼼꼼히 둘러보기도 한다"며 "경영자는 항상 배우고 연구해야 직원들을 이끌 수 있고 사업장도 지속적인 고객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축협조합장 출신인 이정백 상주시장도 정기진 이사 이야기가 나오면 "그를 빼놓고 상주축협을 설명할 수 없다. 똑 부러지는 사람이다"고 표현한다.
그는 "어떨 땐 외롭기도 하지만 축산산업의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도 상주축협이 각종실적평가에서 대구경북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면 금방 외로움이 없어진다"며 활짝 웃었다.
상주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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