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대구에 이런 곳이 있나요."
지난 23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을 타면 유난히 눈길이 가는 곳이 있다. 고성동과 매천시장역 주변이다.
대다수 승객이 한눈에 들어오는 대구 도심의 깔끔한 모습에 감탄을 쏟아내지만 이곳을 지나면 표정이 달라진다. 감추고(?) 싶은 대구 도심의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북구청역과 달성공원역 사이 고성동 일부 지역 경우 1950~60년대에 지어진 슬레이트와 양철지붕의 주택들이 널려 있고 매천시장역 주변은 비닐하우스와 고물상, 폐차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구시가 100억원을 투입해 북구 동호동에서 수성구 범물동까지 총 23.95㎞에 달하는 3호선 주변 지역 정비 사업을 마무리했지만 두 지역만 미관 사업에서 빠진 탓이다.
승객들은 "3호선을 타면 대다수 지역이 깔끔하게 정비가 돼 있어 보기가 좋은데 고성동과 매천시장을 지나면 '대구가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마치 옥의 티처럼 느껴진다"고 입을 모은다.
원대지하차도와 KTX철로를 낀 고성동 일부 남쪽 지역의 경우 주거개선사업이 예정돼 있는데다 일부 주민들의 반대 의견으로 미관 사업에서 제외됐다.
주거개선 사업지구 예정지는 7만7천737㎡에 이르며 대부분이 낡은 단층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미관을 해치는 고성동 일부 지역의 경우 3호선 통과 구간에 고층 건물이 있다면 낡은 건물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이곳은 7만㎡의 넓은 부지가 그대로 노출돼 있다"며 "향후 주거개선사업이 시작되면 경관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해 미관 사업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또 일부 주민들도 미관 개선 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거개선사업이 시행되기 이전 미관 개선 사업을 하면 오히려 개선 사업 추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주민 의견도 반영했다"고 했다.
그러나 승객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북구청이 2천만원을 들여 우선으로 이 지역 건물 두 곳의 미관을 개선할 예정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원대지하차도 바로 옆에 10층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 이 공사가 끝나면 그나마 고성동 뒤편을 일부 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염두에 두고 건물 두 곳의 지붕과 옥상을 보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 매천시장역 주변은 '업종' 때문에 미관 개선 작업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거지역이거나 공장들이 자리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에는 고물상과 폐차장, 비닐하우스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어 미관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면적도 넓을 뿐 아니라 고층 건물이 주변에 없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형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고성동과 달리 매천시장 주변은 개발 계획도 딱히 없어서 향후에도 미관 개선 방안을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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