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프로 스포츠 팬들의 바람인 전용구장 시대가 열린다. 절대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전용구장이 될 대구 새 야구장은 2016시즌 개장을 앞두고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야구장의 모습을 갖추는 등 공정률 50% 이상을 보이고 있다.
프로축구 대구FC도 2003년 K리그에 데뷔하고 나서 오랜 숙원이었던 전용구장을 갖게 됐다. 대구시는 최근 대구시민운동장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대구FC의 전용구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확정 지었다. 대구FC 전용구장은 2019시즌 개장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대구의 프로 스포츠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그룹의 계열사인 삼성 라이온즈와 시민구단으로 대구시 예산에 의존하는 대구FC의 특성상 구단 운영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양 구단은 '대구를 대표하는 스포츠 단체'라는 책임감을 느끼고 전용구장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가장 선행해야 할 일은 마케팅 전략 수립이다. 우리나라에선 기업이나 지자체의 홍보수단으로 프로 스포츠가 태동했지만, 프로 본래의 돈벌이를 통한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 삼성 야구단은 새 야구장이란 매력 넘치는 상품을 활용해 삼성그룹 의존도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시민들은 '부자구단'이란 선입견에서 벗어나 야구단의 독립을 도와야 한다. 그래야만 삼성이 아닌 대구 야구단이 될 수 있다. 삼성이 최근 4년 내리 통합 우승의 금자탑을 쌓고도 카퍼레이드 등 시민 환영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은 곱씹어볼 필요성이 있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기업의 반열에 오른 삼성이 대구의 환심을 사는데 머무르지 않겠다는 보이지 않는 시각이 깔렸지만, 대구의 시민 정서에도 문제는 있다. 돈 많은 삼성이 환영 행사를 해야지 왜 대구가 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야구단이 올해 한국시리즈 5연패를 달성하면 대구시가 앞장서서 환영 행사를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대구FC는 전용구장 개장까지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지만, 자생력 확보에는 삼성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스포츠 시장'으로 불릴 정도로 체육에 관심 많은 권영진 시장 부임 후 대구시가 대구FC 지원에 힘을 쏟는 만큼 대구 사회 전체가 주인 의식을 갖고 시민구단을 살리는데 관심을 둬야 할 때다.
무엇보다 조광래 단장(대표이사 겸임)이 사실상 경영에는 문외한인 만큼 대구시의 책임이 커졌다. 대구FC가 축구단으로서 제 기능을 하려면 '성적과 경영(자립기반 조성)'이란 두 수레바퀴가 함께 돌아가야 한다. 조 단장이 성적을 책임진다면 대구시는 경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불어 삼성과 대구FC는 시민의 여가 문화를 이끄는 측면에서 좋은 경기력 유지와 관람의 편의성을 높이는데도 중점을 둬야 할 것이다. 양 구단은 대구시민들의 자랑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삼성과 대구FC의 경기력은 현재 극과 극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참패를 거듭한 1980, 90년대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 2000년대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각종 사회'경제 수치에서 '우리나라 3대 도시'의 위상을 잃어버린 대구의 자존심을 시민들은 삼성의 프로야구 최초 통합(정규시즌+한국시리즈) 4연패에 위안 삼고 있다. 하지만, 대구FC는 1부 리그에서 하위권을 맴돌다 2부 리그로 추락해 있다. 지난해에는 2부 리그에서도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관람 편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 구단은 시민과 함께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마케팅에서 수익을 우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형의 이미지 마케팅에도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몇 년 하고 그만둘 프로 스포츠가 아니기에 많은 시민이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경기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대구의 프로 스포츠가 오락의 범주를 뛰어넘어 문화의 단계까지 성숙하려면 양 구단의 부단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시민들이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장을 찾아 우리 팀을 응원하고 스포츠 문화를 체감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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