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보상운동이 대구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대구시민에게 무한한 자부심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함으로써 지금부터 이미 100여 년 전 외국 악성 자본을 몰아내려고 했던 시대정신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엄창옥 경북대 교수(경제통상학부)는 올해 1월 발족한 '국채보상운동기록물 세계기록유산등재 추진위원회'(이하 등재추진위)의 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국채보상운동 연구의 대가로 평가받는 김영호 경북대 교수의 제자다.
"국채보상운동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비폭력 저항 운동입니다. 특히 민중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의 국가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나섰다는 점에서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치가 충분하다고 봅니다. 고종황제뿐 아니라 안중근 의사도 평양의 국채보상소를 맡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등재추진위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사료는 국채보상운동의 동참을 호소하는 취지서와 각 지역의 통문, 연설문, 서한 그리고 당시 이를 게재한 신문 기사 등 150여 건의 문건이다.
엄 교수는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은 우리나라의 현대화 과정에서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기부 정신으로, 또 민주화 정신으로 여전히 생명력을 발하고 있다"며 "이런 고귀한 시대정신으로 우리나라가 근대화를 열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국채보상운동 정신의 글로벌화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외국의 투기자본들이 진출해 한 나라의 경제를 잠식하는 일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돈을 앞세운 신제국주의의 폐해입니다. 김영호 교수님은 이미 20여 년 전에 이런 점을 주목하면서 국채보상운동과 세계경제질서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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