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됐던 '가짜 백수오' 사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문제 제기를 했던 한국소비자원의 손을 들어줬다. 30일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돼 있는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결국 백수오 제품이 가짜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소액주주, 제품 구매자 등이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알고 보니 가짜
이번 논란은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22일 시중 백수오 제품의 90%가 가짜이며, 백수오가 아닌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소비자원은 백수오 관련 특허를 갖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은 "100% 백수오 원료만 사용했고, 지난 2월 식약처 검사에서는 이엽우피소가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원의 검사 방법을 믿을 수 없고, 소비자원의 저의가 의심된다"며 소비자원을 상대로 고발까지 했다. 이후 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은 보도자료를 통해 연일 진실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이날 식약처의 발표로 백수오 제품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내츄럴엔도텍 측도 백기를 들었다. 식약처 발표 후 내츄럴엔도텍은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고 내부 점검해서 충분히 숙고한 후 정리해 추후 당사의 입장을 발표하겠다"고했다.
소비자원은 가짜 백수오 전량 폐기를 거부한 내츄럴엔도텍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유통업계'코스닥 직격탄
유통업계와 식품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가짜 백수오' 관련 제품을 회수하고, 소비자 피해 구제 등 후속 조치에 나섰다. 고객들이 요구할 경우 모두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다만, 홈쇼핑업계는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코스닥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7년여 만에 지수 700 고지를 넘어섰다가 '백수오' 충격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백수오와 관련한 식약처의 공식 발표가 있은 30일 코스닥 지수는 사흘째 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6.68포인트(0.96%) 내린 689.01로 마쳤다.
코스닥은 백수오 사태가 불거지기 전날인 지난달 21일의 종가(714.52)와 비교하면 25.51포인트(3.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192조726억원에서 183조6천223억원으로 7거래일 동안 8조5천403억원이나 사라졌다.
특히 충격의 진앙인 내츄럴엔도텍은 개장하자마자 하한가로 직행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주가는 3만4천100원으로 지난달 16일 장중 기록한 사상 최고가(9만1천200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신한투자금융 정연준 대구 시지점 부지점장은 "백수오 사태가 성장주의 신뢰에 흠집을 낸 이슈로 작용했다. 단순한 개인의 선호 정도와 정보, 기대감만으로 그동안 투자에 나섰다면 앞으로는 실체가 있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 옥석 가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재배·유통 금지된 이엽우피소 탓에…
지역 농가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 국내 백수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만큼 가짜 백수오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짜 백수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이엽우피소. 이 약재는 중국도입종으로서 뿌리 상태가 백수오와 매우 흡사해 전문가조차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지난 2007년 정부는 재배와 유통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진짜 백수오'를 재배하고 있는 경북지역 농가뿐 아니라 전 지역의 농가들을 향한 소비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도 매섭다.
실제 경북지역 농가를 비롯한 전국 농가들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비 위축으로 인한 판로 확보의 어려움은 물론 '진짜 백수오가 맞느냐'는 문의가 빗발치는 상황이다.
앞으로 기존의 판로 확보는 물론 새로운 판로 개척에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특히 급격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당분간의 타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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