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朴대통령이 믿겠다고 했다"

"혐의 나오면 그만둘 용의"…국회 운영위 청문회 방불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국회에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일 국회에서 '성완종 리스트' 의혹 질의 등을 위해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일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 실장은 이날 '성완종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것과 관련,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둘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른바 '성완종 파문'에 대해 이 실장에게 직접 경위를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운영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청와대 업무보고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회의에 출석한 이 실장에게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추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 실장은 "검찰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나갈 용의가 있다"며 성완종 리스트 관련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이어 이 실장은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고 사퇴 여부를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 이름 석 자가 올랐다고 해서 (사퇴하는 것은) 제 자존심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알고 지낸 지 30년이 됐지만 돈을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1년 동안 140여 차례 성 전 회장과 통화한 기록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실장은 "저는 오는 전화는 다 받는 사람이다. 아마 90% 이상이 성 전 회장이 건 전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성 전 회장이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인사들과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은 "성 전 회장이 2004년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항소를 제기했다가 3일 만에 취하했다. 이것은 2004년 광복절 특사를 기대하고 사면 업무를 담당하는 당시 청와대 실세들과 교감하에 취하한 것으로 비쳐진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실장은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거명된 것을 보고 박 대통령은 뭐라고 했느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질문에 "'이름이 났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정도로 물으셨고 전혀 금전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이름이 나왔지만 (박 대통령이) 비서실장을 믿겠다고 하고 끝났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 밖에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느냐는 질문에는 "어제"라면서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안색이 썩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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