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학·과학적 감각을 키울 수 있는 체험 학습은?

야구장에서 생각하는 수학…놀이기구에 숨은 과학원리

시지고등학교 이윤호 교사는 단기방학 기간에 중학생인 자녀와 함께 1박 2일 동안 전주 일대 여행 계획을 잡았다. 이 교사는 "내가 전주 이(李)씨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관향(貫鄕'시조가 난 곳)을 알려주고 싶었고, 태조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에서 조상의 이야기며 조선의 역사에 대해 들려줄 계획"이라고 했다.

멀리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가까운 박물관이나 전시관'공연장 나들이를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어리다면 스포츠 경기장이나 놀이공원도 괜찮다.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이러한 곳에도 과학과 수학의 원리가 숨어 있다. 다양한 체험을 통해 원리를 맞춰보면 한층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수학'과학은 문제풀이 등 책으로 배우는 학문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생활 속에서 쉽게 학문의 원리를 찾아볼 수 있다.

놀이기구만 하더라도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위치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가르쳐줄 수 있고, 자이로드롭은 자기장 브레이크를, 바이킹에 올라타서는 진자운동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줄 수 있다.

◆야구장'박물관에서 만나는 수학'과학

프로야구가 한창이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열심히 응원하다가 공격'수비가 바뀌는 시점에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투수 마운드와 포수 사이의 거리가 18.44m인데 시속 150㎞의 속도로 공을 던진다면 도달 시간은? 그 자리서 직접 계산은 어렵지만, 연산 방법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야구 방망이 무게와 홈런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무거운 방망이는 장타를 때리는 데 유리하지만 휘두를 때 힘이 더 든다. 반대로 스윙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가벼운 방망이가 유리하다. 질량과 속도가 크면 클수록 공에 적용되는 에너지가 더 커진다는 원리가 적용된다.

또 민속박물관에 간다면 다양한 옛 생활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다. 곡식을 재는 '되'나 '말'을 보면서 오늘날의 부피 단위와 어떤 차이가 나는지, 도량형 공부를 할 수 있다. '주판'은 수학과 밀접하므로 주판알을 직접 튕겨 계산하면서 5진법, 10진법을 이해한다. 또 팽이, 연과 같은 민속놀이에서도 회전 운동, 공기 저항과 같은 다양한 수학적 과학적 지식을 발견할 수 있다.

부모가 체험장에 대한 수학'과학적 지식을 미리 생각한 후에 관람 중간중간에 적절한 정보와 질문을 던져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곳을 찾든지 체험 후 기록이 더 중요

자녀와 함께 여러 가지 체험 후에는 간단하게라도 활동 내용을 갈무리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고 또 정리하는 습관까지 들일 수 있다. 체험 중에 적은 메모들과 사진을 함께 노트나 블로그 등에 정리하면서 기억을 되살려보자. 정리할 때는 보고서처럼 공들여 작성할 필요는 없다.

기록 방법은 보고서, 일기, 가족신문, 포스터의 형식일 수도 있다. 형식은 자유롭게 하고 내용도 쓰고 싶은 것 위주로 하자. 예를 들면 제목, 장소, 특별히 기록에 남기고 싶은 이유, 거기에 숨어 있는 교과의 원리,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또 다른 예 찾아보기, 이번 체험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나 재미있었던 점을 간단히 정리하면 된다, 사진이나 그림을 덧붙여도 좋다.

또 체험 내용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체험 내용에 대해 부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이번 체험에서 어떤 것이 즐거웠는지, 새롭게 배운 것이 무엇인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답변할 수 있도록 한다.

도움말=와이즈만 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송은경 원장

이석수 기자 s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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