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이하 순하리)가 20, 30대의 입소문을 타며 '주류 업계의 허니버터칩'으로 등극했다. 출시 한 달여 만에 품귀 현상을 보이는가 하면 롯데주류의 주가도 한 달 만에 1.5배로 끌어올리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순하리가 시중에 등장한 것은 올 3월쯤. 알코올 도수가 14도(롯데주류의 '부드러운 처음처럼'은 17.5도)에 이르지만 유자청장농축액과 합성착향료(유자향) 등이 들어 있어 '리큐르', 즉 과일주로 분류된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레몬소주 등 칵테일소주 같은 맛으로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다. 과즙을 첨가했음에도 출고가는 962.5원으로 일반 소주 가격과 비슷하다.
출시 한 달 만에 150만 병이 판매된 순하리는 허니버터칩처럼 쉽게 구하기 어려운 탓에 '주류 업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순하리의 순항과 더불어 롯데주류가 올해 중 충북 청주에 소주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는 소식까지 나온 상태라 3월 160만원대였던 롯데주류 주식 한 주당 가격은 (4월 30일 현재) 237만8천원으로 올랐다.
이 같은 인기는 허니버터칩 광풍을 연상케 할 정도다. 이를 맛본 이들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상에다 그 맛을 소개하며 인증샷을 올리고 있다. "유자의 달고 상큼한 맛이 소주의 독한 맛을 덮는다"는 평이다.
직장인 정서희 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다 순하리 병을 손에 든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게재했다. 그 아래에는 지인들의 "탐난다. 어떻게 구했느냐"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정 씨는 "대형마트에서 순하리를 구해 대세에 동참했다. 워낙 구하기 힘들다기에 몇 군데를 다녀 보다 우연히 발견해 구입했는데 맛이 꽤 좋았다"고 말했다.
또한 음식점과 주점에서는 순하리를 판매한다는 사실을 마케팅에 사용할 정도다. 이달 중 대구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인근에서 문을 열 예정인 한 주점의 대표는 대학생들이 주로 구독하는 SNS 페이지에다 '순하리를 많이 확보했으니 많이들 들러 달라'는 홍보 문구를 게재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에서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으며 음식점 및 주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롯데주류가 부산과 경남을 목표로 삼아 순하리를 출시했기 때문. 롯데주류 관계자는 "부산, 경남에서 무학의 소주 '좋은데이'에 밀려 2위에 그친 '처음처럼'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자 출시했다. 판매 추이를 지켜보며 이달 중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희소성이 인기를 더욱 높이는 비결로 분석된다. 우병운 이마트 만촌점 과장은 "순하리를 주 3회 정도 2,3박스씩 들이면 이틀 안에 다 팔린다"며 "과거 출시한 꼬꼬면이나 허니버터칩처럼 기존에 있던 평범한 제품에 독특한 소재를 접한 것이 틈새시장에서 먹혀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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