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이 파릇파릇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여름 초입에 들어섰다. 이 시기 더위와 함께 낚시인을 힘들게 만드는 건 바로 모내기를 위한 배수이다. 이달 1일을 기점으로 첫 모내기를 시작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배수가 막 시작되는 시기에는 배스도 극도로 예민해진다. 특히 산란 후 휴식을 취하는 시기인 데다 무더운 날씨 탓에 스트레스를 받은 배스들은 배수와 함께 깊은 생츄어리(피신처)로 숨어버린다. 간혹 연안에 남아 있는 배스 역시 예민하기 그지없어 루어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초보 배스 낚시인들은 겨울만큼 어렵게 느껴지는 이 시기를 잘 넘기지 못하고 배스 낚시에 흥미를 잃기 십상이다.
◆논이 사라진 저수지가 이상적인 포인트
어떤 곳으로 출조하고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봄과 여름 사이의 패턴을 보여주는 5월~6월 초에는 정보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위도와 고도, 저수지 형태에 따라 6월 중순까지 산란이 이어지는 곳도 있다. 주변이 논농사를 그만두거나 다른 곳의 용수를 사용하면서 더는 배수가 이루어지지 않는 포인트도 있다. 그중에는 산란 후 휴식기와 배수, 높은 수온이 겹쳐 최악의 상황인 포인트도 있을 수 있다. 반면 아직 산란 중이면서 배수도 없고 차가운 새 물 유입으로 수온이 안정된 좋은 포인트도 있을 것이다. 이런 변수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 그만큼 낚시가 힘들어진다. 인터넷 카페나 주변 낚시점을 통해 가고자 하는 포인트의 산란은 언제 끝났는지, 주변에 논이 있는지, 배수가 진행 중인지, 그렇다면 며칠이나 지속하였는지 미리 정보를 모으고 출조를 준비해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산란 후 휴식기일 가능성이 큰 5월 초인 만큼 이상적인 포인트는 산란이 늦게 시작되었고 개발이나 여러 이유로 논이 사라진 저수지이다. 그 포인트에서 최근 배스를 낚았다는 조황 정보가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작은 수로나 천은 포인트 선택의 폭 좁혀
아예 저수지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구경북은 많은 천과 수로를 가지고 있다. 초보 낚시인일수록 넓은 수면적과 다양한 포인트를 가진 대형 저수지는 어렵게 느껴진다. 이론으로 공부해오던 포인트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 아니라 다양한 포인트가 많을수록 배스들의 선택 폭도 넓어져 도무지 어디에 배스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작은 수로나 천은 오히려 포인트 선택의 폭을 좁혀 배스를 집중 공략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수로나 천을 따라 이동해야 해 걸음은 많아질지 몰라도 폭이 좁은 수로나 천일수록 배스가 어디 있겠구나 쉽게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배수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대부분 폭이 좁아 쉽게 딥이나 직벽, 반대편 연안 등 다양한 포인트를 공략할 수 있다. 또한 물의 흐름으로 인해 수온 상승이 더디며, 항상 산소 공급이 원활해 무더운 날씨에도 그늘진 포인트만 찾는다면 쉽게 배스를 만날 수 있다. 나 역시 초보 시절에는 동서변동의 동화천, 지천역 앞 지천 수로, 오목천, 청도천 등 폭이 좁은 곳으로만 출조하러 다녔다.
◆일출과 일몰 시각 전후에 형성되는 피딩 타임
포인트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시간대 선택이다. 한층 예민해졌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먹잇감이 풍부한 계절에 배스가 굶고 지내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일정 기간 배수가 지속되고 있다면 그 나름 적응하고 사냥을 나서기 시작한다. 하지만 특정 시간대 집중적으로 짧게 먹이 활동을 하므로 일출과 일몰 시각 전후에 형성되는 피딩 타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피딩 타임 시 사냥이 주로 이루어지는 포인트에 대한 정보도 함께 습득한다면 짧은 시간을 투자해 양호한 배스 조과를 올릴 수 있다. 만약 정보 수집이 여의치 않다면 일출이나 일몰 전후 두 시간 정도 포인트 탐색을 해보자. 아무리 상황이 좋지 않은 포인트라도 수면을 때리며 사냥을 하는 배스를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배스가 목격된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보면 어렵지 않게 배스를 만날 수 있다.
추천해주고 싶은 또 하나는 바로 야간 낚시이다. 이 시기부터 '야습'이라 불리는 야간 시간대 낚시가 상당한 조과를 보여준다. 그 이유는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대부분이 밤에는 배수를 멈추며 한낮의 무더위가 가시고 적당한 수온이 형성되는 시간대가 초저녁부터 자정 전후까지이기 때문이다. 저녁 피딩이 끝난 베이트 피시의 움직임도 한결 느려져 보다 쉽게 사냥할 수 있으며 어둠이 배스들의 예민함을 한층 완화해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야간 낚시에는 배스의 청각'촉각을 자극해야
야간 낚시는 채비 선택이 중요한데 배스의 시각이 아니라 청각과 촉각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래틀음과 진동이 강한 바이브레이션이나 자라 스폭, 포퍼 같은 탑워터, 물의 파동이 큰 크랭크 베이트 등을 추천하며 웜을 사용할 때는 비드를 이용한 텍사스리그가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액션은 크게 주고, 중간 중간 스테이를 길게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인터넷에 다양한 수중 영상이 있는데, 루어에 접근한 배스가 스테이 액션에 루어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테이 액션이 루어에 접근한 배스의 호기심과 긴장감을 가중시키다 이어지는 액션에 바이트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밤에는 빠른 액션도 좋지만 배스가 루어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도록 스테이 액션을 섞어주는 게 좋다. 이 시기 카페나 동호회를 살펴보면 함께 야습갈 동료를 모집하는 글과 함께 씨알 굵은 배스를 만났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아무리 포인트 여건이 엉망진창이라고 해도, 배고픈 배스는 먹는다. 많은 배스 낚시인들이 이런 점을 알고 있기에 악조건 속에서도 배스를 만나러 출조에 나선다.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면 생각보다 빨리 권태와 회의가 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접근한다면 뜻밖에 호조황을 만날 수 있는 시기가 시작되었다. 꼭 배스를 낚고야 말겠다는 욕심보다 가까운 곳으로 산책하러 나간다는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접근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낚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성호 한국낚시채널 FTV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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