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행운·행복의 도시, 대구'를 꿈꾸며

요즘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와는 정반대로 정신적 황폐를 이루 말할 수 없다. 상당수 국민들은 이웃이 어려움과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내 삶만 중요하다'며 붙들고 살아간다. 이런 세태에서 대구가 먼저 생각을 바꾸고, 자기 스스로를 성찰해야 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대구는 많은 오명(사고도시, 보수꼴통 등)을 쓰고 있지만, 실제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연재해가 없고 훌륭한 인물이 많이 탄생한' 행운의 도시임에 틀림없다. 정조 때 묵객 윤행임의 말을 빌리자면 영남인을 '태산교악'이라 하여 '태산처럼 늠름한 기백을 가진 이들'이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팔공산의 씩씩한 기상이 대구 사람들에게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대구는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여타 도시보다 성장과 발전이 더딘 편이다. 이렇다 할 기업이나 일자리도 없는데다,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과거의 프레임에 갇혀서 고집과 자존심만 센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무뚝뚝하고 보수적이며, 융통성이 없는 도시'라는 편견 때문에 별로 좋지 않은 도시 이미지가 널리 퍼져 있다. 잘 들여다보면, 은근한 정이 흐르는 곳인데도 불구하고 외지인들은 폐쇄적 보수성 때문에 정착하기 힘든 곳이라는 선입견이 크다.

하지만 매일신문 새해 시리즈 '대구에 둥지 튼 사람들'(총 10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실상 속 정이 더 깊은 곳이다. 이 시리즈에 등장한 타지 사람들은 대구 사람들에게 처음에는 다가가기 힘들었지만 차츰 알아가면서, 고향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진한 감동을 받았던 사례들을 기사를 통해 봤다. 더불어 대구경북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는 교통'주거'의료'교육'관광 등의 장점을 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구시정을 책임진 권영진 시장 역시 어두운 도시 이미지를 깨고,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자 다양한 방향의 시정홍보를 하고 있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이제는 대구가 달라져야 할 때다.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을 심어줘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정반대이다. 부모들은 자식의 숨은 재능과 끼가 무엇인지 발견하기는커녕 성적 위주의 결과에만 관심을 기울여왔다. 인간성을 간과하고 공부만 잘하는 영재로 기르려고 하다 보니, 효'위계질서'인간 도리'준법 등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 50대 이상 아버지 세대들은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주경야독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온 힘을 다 바쳤다. 반면에 요즘 젊은 세대는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혼돈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대구는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던져줘야 한다. 지역의 교육계가 앞장서서 바람직한 인간상을 형성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올바른 인성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척박한 사회에 사랑의 꽃씨를 뿌리는 역할을 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회를 구현하는데 대구가 선봉에 서자. 대구는 이제 닫힌 사회에서 열린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긍정의 힘으로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도 벗어던지도록 지역사회의 분위기도 조금씩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 지식의 공유가 아닌 지혜를 공유함으로써 인정이 넘치는 사회를 이룩하자. 더불어 미래 세대에게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심의 기본 소양을 함양해 인간 본성을 회복하도록 하자.

이런 정신문화의 변화는 행복과 행운이 넘치는 대구의 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긍정적 사고와 배려의 문화'를 대구에서 싹 틔우자. 대구를 중심으로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고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고,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인성교육의 장을 제공하자.

신경식((주)수양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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