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원수처럼 됐습니다."
대구 달서구 상인동 A아파트는 지난해부터 뒤숭숭하다. 지난해 5월 아파트 냉온수배관 교체 공사를 하면서 부실시공 문제와 공사비 횡령 시비가 일어나면서 입주자들 간 갈등이 첨예하게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공사를 시작하면서 시공업체가 당초 설계와 다른 자재를 사용하고 주민 동의 없이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입대의) B회장이 일방적으로 설계 변경 등을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주민은 "약속한 공사 자재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누수가 발생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일어났다"며 "의심되는 부분이 많아 대구시에 감사를 요청한 결과 이번 공사 건을 포함해 총 16가지 부분에서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후부터 공사 발주와 감독 책임이 있는 입대의에 대한 반발이 일어났다.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부실공사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입대의 구성원이 교체되면서 신'구 갈등이 커졌다. 심지어 공사와 관련한 갈등이 커지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자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게다가 입주민과 입대의 간의 분쟁이 이어지면서 폭행사건도 벌어지고 있다.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초 A씨가 자신을 불신하는 한 동대표와 시비가 붙으면서 폭력을 휘둘러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사건사고와 고소고발전이 이어지고 있다. 또 입대의 B회장과 부회장인 C씨는 서로 고소한 상태며 아파트 주민들은 전 관리소장인 D씨를 엄무상 배임죄로 고발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아파트 비리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는 상태다.
입주민들은 "평온하던 아파트 단지가 공사 이후 입주민 간 분쟁이 발생하면서 살벌한 분위기가 됐다"며 "갈등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파트 단지 내부 문제라서 마땅한 해결책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 주민과 관리사무소, 입주자대표 간의 마찰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관리운영비에 대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폭력과 협박 등의 사건 사고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는 A아파트처럼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믿지 못해 공동주택특별감사를 신청한 단지가 올해에만 7개 단지나 된다고 밝혔다. 공동주택특별감사를 시작한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말까지는 54개 단지가 감사를 신청했다.
대구시 공동주택특별감사팀 관계자는 "대부분 아파트관리비 운영에 대한 불신이 감사 요청의 원인이다"며 "그동안 관리사무소와 입대의가 결탁해 잇속 채우기가 공공연하게 행해지고 있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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