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오는 기업 막고, 있는 기관 내쫓는 상주시와 포항시

경남 창녕군이 유치한 넥센타이어가 2018년까지 총 1조5천억원을 투자한다. 이미 8천300억원을 들여 공장을 가동 중인 넥센타이어는 추가 투자로 현재 연간 1천100만 개 타이어 생산 규모를 2천100만 개로 늘린다.

넥센타이어의 입주로 창녕은 역대 가장 큰 규모의 기업을 갖게 됐다. 지금까지 채용 근로자만 1천100여 명에 이르고, 앞으로 최대 2천여 개의 일자리가 더 생길 전망이다. 2009년 6만1천252명이던 인구는 현재 6만3천581명으로 약 4%가 늘었고, 따라서 세수도 늘었다.

창녕의 성공에는 이유가 있다. 회사가 새 공장 건설계획을 세우자 창녕군은 경북 상주시와 청도군 등 10여 개 시군과 경쟁하며 투자 이점 등을 집중 설득했다. 여기까지는 어느 시군이나 기본적으로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극한 정성이었다. 넥센타이어의 최고경영자가 점심약속 시간을 어기자 군수 등은 퇴근도 하지 않고 밤늦도록 기다렸다가 만나 유치 결정을 받아냈다. 군수 이하 전 직원이 기업 유치에 전념한다는 정성으로 합심해 일궈낸 것이다.

그런데 지금 경북에서는 기업을 내몰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상주시의 소송이 한 사례다. 한국타이어는 전 시장과 2천300억원을 투자하기로 약속했고, 경북도까지 거들어 양해각서를 맺었다. 그러나 현 시장은 이 약속을 깼다. 상주시는 주민 반대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주민을 설득하거나 회사와 새롭게 협상하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다. 결국 한국타이어는 상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내 기업 유치는 완전히 물 건너갔다. 2011년 포항에 들어온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동해지사는 강원도 이전을 검토 중이다.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운영비 1억원을 줄여야 하지만 포항시가 전혀 대책을 내놓지 못해서다. 이를 안 강원도의 한 시가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나서자 옮기려 하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는 절대로 기업을 유치할 수 없다. 포항과 상주시의 사례는 당장의 손해뿐 아니라 경북도 전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창녕의 예에서 공무원이 어떤 마음으로 기업 유치에 나서야 하는지는 분명하다. 실천은 자치단체장의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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