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도 자발적 잘살기 운동 "새마을보다 빠르네"

67년 신거역 준공 초대장 발견…마을 환경개선 사업하며 발행

청도군 청도읍 신도마을에서 1967년 6월 11일 열렸던 간이철도역 신거역의 준공식을 알리는 초대장이 발견됐다. 새마을운동 시계를 몇년 앞으로 당긴 소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복수 씨 제공
청도군 청도읍 신도마을에서 1967년 6월 11일 열렸던 간이철도역 신거역의 준공식을 알리는 초대장이 발견됐다. 새마을운동 시계를 몇년 앞으로 당긴 소중한 자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복수 씨 제공

'아룁니다. 오는 6월 11일 상오 10시에 본 지방주민의 숙원인 신거역 준공식을 거행케 되었습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기 이전인 1960년대에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잘 살기운동을 펼쳤음을 알려주는 자료가 발견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청도 신도마을 신거역 준공식 초대장'. 1967년 6월 11일 간이철도역 신거역 개통을 알리는 초대장이다. 이 초대장은 1960년대 초반부터 신도마을 환경개선 사업을 주도하며 신거역 추진위원회를 이끌었던 김봉영(작고) 위원장 명의로 발행된 것. 13×19.5cm 크기로 활판인쇄로 되어 있다.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벌어지기 이전인 1960년대부터 '잘 살기 3대 목표'를 설정하고 마을 주민 모두가 이를 실천, 역 개통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이 초대장은 매우 큰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청도군은 평가하고 있다.

당시 청도읍 신도리, 거연리 주민들은 철도역이 멀어 큰 불편을 겪자 1966년 신거 간이역 설치를 위한 추진위원회를 결성, 약 1년여 동안 철도청 등 관계부처를 방문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66년 12월 28일 철도청장의 인허가를 받아냈다. 총공사비 140만원 중 철도청과 신도마을 주민들이 각각 70만원씩을 부담하기로 하고, 플랫폼 성토공사는 신도마을 주민들이 부담했다.

당시 신도리'거연리 주민들은 두 달 동안 등짐으로 흙을 나르고 공사를 했으며, 1967년 6월 11일 신거역이 준공됐다. 역 이름은 신도리와 거연리 마을이름에서 한자씩 따와 신거역으로 결정했다.

초대장을 발굴한 손복수(53) 씨는 "신거역 개통과 관련해 부산철도청 등에 보관돼 오던 설계도면이 모두 없어진 상태에서 당시 신거역 개통 역사를 증명하는 자료가 나왔다"며 "새마을운동 역사를 몇년 앞으로 앞당긴 소중한 가치를 지닌 자료"라고 말했다.

청도군 새마을과 임병화 과장은 "48년 전 신거역 개통 초대장이 발견돼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신거역 개통 역사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새마을운동의 발상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이며 발상지 기념관 정비사업이 끝나면 이곳에 전시,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청도 노진규 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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