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天使가 들어가고
창문이 닫힌다
두 명의 천사는 종이로 만들어져
서로가 한쪽을 잡아다닐 수도
넘어뜨릴 수 없다
건물도 종이고
계단은 손으로 접어서
밟으면 층계가 무너진다
종이 화병 안의 물은
정말 파랗다
生水이므로
한 송이 꽃은 시들 염려가 없다
살아서 움직이는 것은
간간이 물이 출렁거리거나
이쁘게 꽃이
한 잎, 두 잎 지는 것뿐
(전문. 『김영태 시전집』. 천년의 시작. 2005)
외젠 다비의 1929년 작 소설 『北호텔』에서 이미지를 차용한 것일 거라는 걸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파리 변두리의 허름한 호텔. 하층 노동자들이 장기 투숙하던 호텔에서 일어나는 일을 적은 이 소설 속에서 시인은 어떤 이미지를 얻은 것일까?
시에서 사람과 사물들은 비정상적이고 왜곡되어 있다. 천사와 같은 사람들은 종이로 만들어져 있고, 건물과 계단도 종이로 만들어져 있다. 종이 화병 안의 물만이 파랗게 살아있고, 꽃잎이 한 잎 두 잎 지는 것만으로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확증된다. 레고 집보다 허술한 공간이 노동자-시민들의 공간으로 그려진다.
'공간'의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1901~1991)의 말처럼 자본주의는 그에 적합한 공간을 생산함으로써 자신을 재생산한다. 그리고 그 공간과 시간을 일상성으로서 배치한다. "일상이란 파괴 불가능한 거대 리듬들과 생산, 소비, 유통, 주거의 사회 경제적 조직에 의해 부과된 프로세스 사이의 충돌이 벌어지는 장소이자 극장이며, 중심이다."
北호텔은 종이로 만들어졌지만 허약하지 않다.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이미지, 그것의 유혹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저항은 이중적이다. 우리 정신의 내부와 외부에 세워진 화려한 이미지의 공간적 배치와 리듬을 뒤트는 것과 그것을 우리 생의 리듬으로 재배치하는 것. 다시 한 번, 오해하지 말자. 『北호텔』은 폐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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