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학가에 학과 통폐합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 대학의 학과 통폐합은 입학 정원 감소에 대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인문, 자연, 예체능 등 기초학문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대구대는 이달 중 학칙 개정을 통해 2016학년도부터 ▷물리학과 ▷독어독문학과 ▷골프산업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다. 또 국어국문학과와 국제한국어교육과를 한국어문학과로, 생명과학과와 의생명과학과를 생명과학과로 각각 통합한다.
대학 측은 "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등의 기준에 따른 자체 학과 평가와 외부 경영 컨설팅 결과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은 학과가 통폐합 우선 대상"이라며 "다른 최하위 1, 2개 학과의 모집 중단을 추가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대의 학과 통폐합은 정부가 입학 정원 감축을 골자로 오는 2023년까지 추진하는 대학구조 개혁에 발맞추려는 것이다. 현재 90여 개 학과를 2023년까지 70여 개 학과로 축소할 예정이다.
지역 대학의 학과 통폐합은 2015학년도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계명대는 올해 ▷동양화과 ▷오르간과 ▷생명과학계열 ▷중국어문학과(야) ▷환경계획학과 ▷경찰법학과 ▷전통건축학과 ▷실내환경디자인학과 등 8개 학과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했다. 또 미생물학과와 생물학과는 생명과학전공으로, 화학과와 화학시스템공학과는 화학전공으로 통합했다. 앞서 2014학년도엔 철학과와 윤리학과를 철학윤리학과로 개편했다.
영남대도 2016학년도부터 불어불문학과와 독어독문학과를 유럽언어문화학부로 통합한다. 또 자연자원대와 생명공학부는 생명응용과학대학으로 개편한다. 영남대는 2015학년도엔 국사학과와 사학과를 역사학과로, 한국회화전공과 회화전공을 회화전공으로, 피아노전공과 관현악전공을 기악과로, 국악전공과 작곡전공을 음악과 등으로 통합했다.
대구경북 대학 관계자들은 "한마디로 취업이 잘되느냐, 학생들에게 인기 있느냐가 학과 생존을 결정하는 방식"이라며 "이런 식이라면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인문, 자연, 예체능 학과부터 차례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폐과보다는 학과 간 통합을 유도해 최소한의 활로를 열어주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상준 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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