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잠수함서 미사일 쏘겠다는 북, 뒷북만 치는 남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수중발사 시험 성공이 대한민국의 안보 계획을 뒤흔들고 있다. 북한은 2, 3년 내에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포급(2천t급) 신형잠수함을 실전에 배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완전한 SLBM을 개발, 전력화하는데도 4, 5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빨라도 10년 후에나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보유할 예정이어서 남북한 간 비대칭 전력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됐다.

지상 대응 위주로 된 대북 핵 및 미사일 방어 체계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가뜩이나 잠수함 전력에 있어 남은 북에 비해 절대적으로 뒤진다. 잠수함 수만 해도 북은 남에 비해 5대 1로 앞선다. 남한의 잠수함 전력은 1천800t급 6척을 비롯해 15척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북한은 20여 척의 로미오급(1천800t) 등 잠수함 80여 척을 보유하고 있다. 북의 연어급(130t) 잠수정은 2010년 천안함을 한 방에 침몰시켰을 정도로 실질적인 위협이다.

북한의 공식 국방비는 남한의 33분의 1이라고 군은 국방백서에서 밝혔다. 실질국방비로 쳐도 북의 국방비는 남한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이다. 투입 예산만을 두고 보면 당연히 무기 개발이나 전력 면에서 북한을 압도해야 함에도 북한에 뒤처지거나 끌려다니는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잠수함 수에서 절대 우위의 북한이 싣는 무기조차 앞서는 상황을 군은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잠수함 전력에 있어 심각한 열세임에도 해상 작전 헬기 대잠 전력 사업이 3년째 겉돌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와 킬-체인 등 대북 미사일 방어 체계를 지상 대응 위주로만 추진해 온 것도 짚어 볼 일이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어제 열린 당정협의에서 "적이 도발하면 가차없이 대응해 도발의 연대 고리를 확실히 끊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력을 갖추지 않은 말은 허언이나 실언이 될 뿐이다. 확실한 대응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 군사력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서게 되면 도발은 엄두를 내기 어렵다. 군이 북의 SLBM 발사에 맞설 새로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야 하는 현안부터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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