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북부 청정 마케팅 '십승지' 마을이 뭉쳤다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등록, 천하명당 관광상품도 개발

조선시대 정감록이 '흉년도 없고, 전쟁도 없고, 전염병이 없었던 곳'으로 예언한 '십승지'(十勝地)가 새로운 지역 마케팅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지'(奧地), '청정'의 대명사로 일컬어진 십승지와 산간 오지마을을 브랜드화하고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십승지 마을들은 지리적으로 완벽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지인 데다 풍수지리적으로도 잘 보존된 청정지역이다. 영주와 상주, 예천 등 전국 십승지마을 가운데 9개 마을은 지난해 12월 국회도서관에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 선포식을 갖고 '십승지'라는 공동브랜드로 농특산물 판매에 나섰다. 한국천하명당에 새로운 십승지 곳간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천하명당 십승지 친환경농산물 공동마케팅과 히스토리 투어(History Tour) 사업'은 2013년 대통령 직속기관인 지역발전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한 지역행복생활권 협력사업에 선정돼 3년간 6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고 있다. 이 사업은 안전한 먹거리 생산, 공동브랜드 개발'활용, 탐방 프로그램, 관광상품화 구축을 위한 광역네트워크 구축이 목표다.

2011년, 1승지 마을(금계리)인 영주시를 주축으로 상주시, 예천군, 봉화군, 경남 합천군, 충남 공주시, 전북 무주군'부안군 등 전국 십승지 마을 읍'면장과 주민대표가 만나 협의회를 조직하면서 이 사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지속적인 교류와 만남을 통해 오지 마케팅 전략을 찾아내고 동양대 산학협력단과 사업단을 꾸려 십승지마을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활용, 공동 브랜드 상품을 개발하고 십승지를 브랜드화하고 있다.

오지 마케팅은 십승지마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산을 넘지 않고는 갈 수 없는 청송 얼음골과 밤하늘의 은하수를 상품화하는 영양 수하계곡, 숲 속의 향기를 파는 영양 검마산 자연휴양림, 깨끗한 샘물과 천혜의 자연경관을 상품화한 상주 우복동마을 등도 명품 관광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십승지'를 안전한 지역이란 틀에서 벗어나 전통 지리적으로 가장 완벽한 친환경농산물과 역사가 있는 관광지로 다시 조성하고 있다"면서 "오지라는 이유로 낙후를 면치 못하던 지역이 힐링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고 했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십승지란

조선시대에 전란과 자연재앙 등 난리를 피하여 몸을 보전할 수 있고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라 믿어졌던 10곳의 오지를 말한다. 정감록에 기술된 십승지는 ▷영주 풍기 금계촌 ▷예천 용문 금당실 ▷봉화 춘양 석현리 ▷상주 화북면 우복동마을 ▷영월 정동 상류 ▷합천 가야산 만수동 ▷부안 호암 ▷남원 운봉 동점촌 ▷무주 무풍 ▷공주 유구 마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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