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탁회의는 가장 효율적으로 시민의 불만을 듣고 갈등을 해결하는 소통 방법입니다."
11일 오후 7시 달서구 대구학생문화센터 실내체육관. 50개의 원탁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각 원탁에는 8~10명의 시민이 자리했다. '2015년 제1회 대구시민원탁회의'가 열리자 각 테이블에서 시민들은 대구 축제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원탁회의를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소통 디자이너)가 노트북에 시민의 의견을 입력하자 실내체육관 양옆 대형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문화관광해설사인 이원섭 씨는 원탁회의에서 "사람들이 축제를 잘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주장을 펼쳤다.
올 들어 처음 열린 '시민원탁회의'의 열기는 뜨거웠다. 직접 참여한 시민들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소통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더 나은 아이디어를 발굴하자는 원탁회의의 본 취지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날 원탁회의에는 총 409명(일반참가자 359명, 퍼실리테이터 50명)이 참가했다. 10대 초반의 초등학생에서부터 70대 후반의 어르신까지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뒤섞여 토론을 이어나갔다.
원탁회의는 남녀노소 모두가 공평하게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자리였다. 최고령 참가자인 이순섭(77) 씨는 "내일모레 팔십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이런 발언권을 주니 속 시원하게 말을 할 수 있었다"며 "시민의 소리에 시가 귀 기울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시정에 작은 힘이지만 참여한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나섰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 사전에 공부해온 것은 물론 근거를 제시하는 논리적인 모습이었다.
또 이날 회의에는 전문가와 관련자들도 자리하면서 질을 더 높였다. 홍예은(22) 씨는 "축제 참가자로서 내가 느꼈던 불편한 점을 이날 말했다. 그런데 원탁회의에서 일반 시민의 의견을 들으면서 견해차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또 "결국 갈등과 분열은 소통의 부족에서 오는 것과 같지 않으냐"며 "오늘 원탁회의는 소통의 장으로서 현안을 되짚어보고 냉정하게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덧붙였다.
저녁 시간에 맞춰 준비된 빵과 음료를 먹으면서 진행된 회의는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퍼실리테이터로 참가한 정승은(25) 씨는 "그동안은 민원을 들어줄 소통 창구가 부족했던 것 같은데 오늘 참가한 이들이 원탁회의가 참 좋은 방법이라고 칭찬을 하더라"며 "시장이 직접 자리를 지키면서 오늘의 회의가 시정에 반영될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사진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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