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송 심씨 문중 향사, 약속지킨 심수관의 후예

15대 도예가 관복입고 조상에 제 올려

13일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경의재에서 청송 심씨 향파의 시조인 심원부의 향사가 열렸다. 이날 일본에서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15대 심수관과 그의 가족이 향사에 참석했다. 청송군 제공
13일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경의재에서 청송 심씨 향파의 시조인 심원부의 향사가 열렸다. 이날 일본에서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15대 심수관과 그의 가족이 향사에 참석했다. 청송군 제공

"약속을 지키려고 문중 향사를 드리러 왔습니다."

13일 오전 청송군 파천면 덕천리 경의재(景義齋)에서 청송 심씨 시조 심홍부의 3세손(증손)이자 향파의 시조인 악은공(岳隱公) 심원부를 기리는 향사가 진행됐다.

이날 향사에는 전국에서 청송 심씨 문중 사람들이 모였다. 향사를 주관하는 제관들 사이에 절하는 모습이나 서 있는 자세가 다른 제관에 비해 어색한 한 사람이 있었다. 일본에서 도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15대 심수관(본명 심일휘'56)이었다.

이날 15대 심수관은 문중에서 준비해 준 관복을 입고 조상에 대한 제를 지냈다. 심수관은 이번 향사에 부인 오사코 스미코(56) 씨와 자녀 등 모든 가족과 함께했다.

심수관 가족의 방문은 지난해 9월 심수관 부부가 청송읍 덕리 보광사 뒤편 청송 심씨 시조 묘를 성묘하면서 "문중 향사에 참여하겠다"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심수관 가족은 전날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청송으로 향했다.

15대 심수관은 "지난해 아내와 성묘를 할 때 문중 어른들께 약속한 것이 있다. 꼭 문중 향사 때 참석하기로 했다. 지난번에 못 온 아들과 딸을 함께 데리고 왔다. 내 자식들에게 우리의 뿌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가고시마현에서 420여 년간 도예를 계승한 심수관가는 1598년 정유재란 당시 전라북도 남원시에 거주하다가 일본 가고시마현으로 끌려간 청송 심씨 가문의 도공 심당길과 그 후손들이 이룩한 도자 명가다.

특히 심당길의 12대손 심수관은 일본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뛰어난 도예가로 알려졌으며 후손들은 그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고자 본명 대신 심수관이라는 이름을 계속 쓰고 있다.

청송 전종훈 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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