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은 삼성 라이온즈 출신의 오승환 선수가 속해 있는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의 홈 구장이기도 하지만 매년 3월과 8월에 개최되는 일본의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일명 봄 고시엔)와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일명 여름 고시엔)를 말한다. 일본 고교야구 선수가 "고시엔에 간다"라고 하면 지역예선을 거쳐 고시엔 구장에서 열리는 전국대회에 진출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고교야구 경기에 일반 관중을 찾기가 어려운 데 비해 고시엔이 열리면 일본 전역이 들썩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전역의 4천200여 개의 고교 야구팀 중 고시엔을 밟을 수 있는 고교 야구팀은 200여 개 팀밖에 안 되는 치열한 경쟁의 장이기 때문이다. 4만7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시엔 구장이 연일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NHK와 아사히 TV 등 일본 주요 방송국도 고시엔 경기를 전국 생중계한다. 일본 프로야구 또한 일본 국민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일본 고교야구의 인기도 전혀 밀리지 않고 있다.
고시엔이 지금도 일본 국민의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1915년부터 시작된 고시엔 역사와 전통의 힘뿐만 아니라 언론과 지역사회가 이들의 경기에 프로야구와 똑같이 울고 웃어주기 때문이다. 고시엔 경기의 시청률은 낮 경기에도 평균 30%를 웃돈다. 방송국들도 고시엔이 열리는 시즌에는 정규편성을 중단하고 고시엔 경기를 생중계로 프로그램을 편성한다. 지역에서도 고시엔에서 이기고 오는 경우에는 카퍼레이드를 해 줄 정도로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시엔에 진 팀은 고시엔의 흙을 담아온다'와 같은 고시엔에만 있는 특별한 전통도 고시엔의 인기를 지속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언론이 적극적으로 고교야구 스타를 발굴해 내는 것도 고시엔의 인기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2006년 여름 고시엔 결승전에 진출한 와세다 실업고교의 투수 사이토 유키 선수는 경기 도중 흰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며 '손수건 왕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한 투구 수 제한이 없다 보니 손가락에서 피를 흘리면서 연투하는 모습에 일본 국민이 '열정', '도전', '순수'라는 고시엔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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